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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와 사람들] 종로서적 신현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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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와 사람들] 종로서적 신현미씨

입력
1999.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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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양식에 다이어트 없어요"독서의 계절인 가을이다. 예년 이 맘때면 시내 대형서점마다 인파로 북적이곤 했지만 요즈음은 고객들의 발걸음이 그리 흔치않은 편이다. 종로서적 교양코너 판매담당 신현미(申賢美·30·여)주임은 독자층이 갈수록 엷어지는 현 세태에 불만이 많다.

『지금이 영상시대라고는 하지만 너무 책들을 안보는 것 같아요. 실용서적을 주로 찾는 20∼30대 직장인들만 이전 수준을 유지할 뿐 10대 청소년과 대학생 고객 수는 나날이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종로서적 방문객은 지난해 1일 평균 1만3,000∼1만5,000명에서 최근에는 1만2,000명으로 줄었다. 매년 10%대의 성장세를 보이던 매출액 규모도 올해에는 3%대의 저조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러다보니 97년 300명 가량이던 직원 수도 200명 정도로 줄어 하루 9시간 이상을 선 채로 근무하게 됐다.

『고객들의 입맛이 너무 빠른 속도로 변해가는 것 같아요. 사회가 전문화만강조하다보니 그나마 적은 독서층도 책을 편식하는 것 같습니다. 예를들어 위인전을 고르는 초등학생과 문학서적을 찾아 달라는 중·고교생들의 모습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입니다』

고객이 찾는 분야는 연령별로 대부분 정해져 있다. 20∼30대 직장인들은 주식·재테크·어학·컴퓨터 등 실용서적 위주이고, 20대 대학생들은 취업관련 학습지, 10대는 컴퓨터 연예잡지 등으로 나뉜다. 90년대초까지만 해도 문학이나 사회과학 철학 등의 코너에도 심심찮게 방문객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예전의 3분의 2수준에도 못미친다.

고객수 감소에 따라 판매방식도 보다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손님이 물어보기 전에 먼저 입구에서부터 손님을 맡아 목적지(?)까지 안내한 뒤 또 입구에 서서 다른 손님을 맞이하는 「원스톱」 전략이 사용되고 있다. 이를위해 한달 평균 2,200∼2,300권정도가 반입되는 신간에 대해 대략적인 내용은 물론, 책이 진열된 정확한 위치를 숙지하는 훈련을 반복하고 있다.

『일본은 워낙 독서층이 두텁고 서점을 자주 찾는 이들이 많아 서점 직원수가 그리 많지 않다고 합니다. 손님들이 어디에 무슨 책이 꽂혀 있는지 훤히 알기 때문이죠. 그런데 우리는 1년에 책 한권 안 읽는 사람들이 26%나 될 정도이니 고객들 손에 일일이 책을 쥐어주지 않으면 안됩니다』

10년째 종로서적에서 근무하고 있는 신씨는 사내에서 「움직이는 도서목록」으로 불린다. 그간 판매직으로만 교양 문학 정부간행물 사전 실용코너 등 갖가지 분야를 다 돌다보니 전체 6개층 어디에 뭐가 있는 지를 꿰뚫고 있다.

신씨는 프로 판매원답게 인터뷰 말미에 한마디를 빼놓지 않았다. 『그냥 가지 마시고 볼만한 신간 한권 골라 보시지요』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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