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21일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여사의 부통령 취임을 계기로 급속히 정국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학생들의 가두시위가 사라지고 자카르타의 주식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환율도 안정을 찾고 있다.정치권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국회(DPR)는 21일 신임 압둘라흐만 와히드 대통령에게 1주일간의 내각 구성 시한을 주었다. 이에 따라 와히드 대통령과 메가와티 부통령은 22일 조각을 논의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와히드 대통령은 이날 첫 공식 일정으로 저명한 경제계 인사들을 대통령궁으로 초치, 의견을 수렴했다.
와히드와 메가와티의 공동정권은 1-2주안에 거국내각을 구성할 것이란게 현지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와히드와 메가와티가 이미 『각계 각층의 인사들로 새 정부를 구성할 것』이라고 공언해왔고 각 정당도 공동정권의 내각 구성에 적극 협조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언론에서는 『독립이후 첫 민주적 정권교체인만큼 수하르토 정권에 참여치 않았고 도덕성과 능력을 갖춘 인사를 각료로 등용해야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정치분석가인 모흐타르 파보틴기는 『각료들은 부패의 관행으로부터 자유로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카르타 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와히드는 이미 공동정권의 핵심축인 3대 정당의 지분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와히드의 국민각성당(PKB)이 종교·외교·교육을, 메가와티의 투쟁민주당(PDIP)이 경제 분야를 맡고 탄중의 골카르당이 기타 분야를 차지키로 했다는 것이다.
군부의 실세인 위란토 국방장관 겸 군총사령관은 공동정권의 내각에 직접 참여하기보다 한발 물러서서 관망자제를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새 정부에서는 국방장관직을 내놓고 군총사령관으로만 군권을 유지하면서 여론의 향배를 주시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때문에 새 정부가 군부의 이해와 엇갈리는 결정을 내릴 경우 위란토가 정치의 전면으로 나설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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