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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경찰의 날' 빛낸 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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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경찰의 날' 빛낸 선행

입력
1999.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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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처럼 경찰관이 된 것을 보람있게 느껴본 적은 없었어요』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배봉파출소장 이복기(李福基·42)경위의 아들 현석(炫錫·11·오현초등학교 4학년)군은 어린 나이로는 감당키 어려운 투병생활을 3개월째 계속하고 있다.

지난 8월 고열과 복통을 호소하는 아들을 「그저 감기가 오래가는 것이겠지…」생각하며 병원에 데려간 이경위는 『급성 임파구성 백혈병에 걸렸으며 앞으로 최소 2년간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진단결과에 넋을 잃었다.

이후 병원에 입원한 현석군은 매주 한번씩 척추에 항암주사를 맞아야 했으며 그 결과 머리카락이 전부 빠지고 음식물도 제대로 삼키지 못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더욱 곤혹스러웠던 것은 박봉에 시달리는 이경위가 감당하기 힘든 수십만원의 치료비가 연일 청구된 것. 『완치까지는 수천만원이 필요하다』는 병원측의 말도 가슴을 답답하게 했다.

이를 보다못한 배봉파출소 배도명(裵道銘·29)순경은 9월초 서울경찰청 인터넷사이트 「청장과의 대화」란에 현석군의 사연과 함께 『헌혈증을 보내달라』는 글을 띄웠다.

이 글은 즉각적인 반향을 일으켜 각 경찰서에서 45장의 헌혈증을 보내는 등 곳곳에서 적극적인 모금·헌혈운동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덕분에 현석군은 초기치료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서울 청량리경찰서도 이달초 「이현석군 돕기 위원회」를 조직하고 전직원을 상대로 모금운동에 나서 불과 며칠만에 현금 834만원과 49매의 헌혈증서를 모았다.

모금액과 헌혈증서는 21일 오전10시 청량리경찰서 7층 강당에서 열린 「제54회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이경위에게 전달됐다. 이경위는 『동료들에게 머리숙여 감사드린다』며 『현석이가 하루빨리 병상에서 일어날 수만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김현경기자

moo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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