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미 대통령선거의 유일한 여성후보로 공화당 후보지명전에 나섰던 엘리자베스 돌 전 적십자사 총재가 20일 출마포기를 공식 선언했다. 돌여사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총기규제 문제를 비롯 국방, 외교, 교육문제 등 정책을 이슈화하는 등 보다 색다른 방식으로 선거운동을 벌이려고 노력했으나 선거자금을 제대로 모금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며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돈이라는 사실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돌여사는 올 3·4분기에서 조지 부시 텍사스주지사가 2,000만달러를 모금한데 비해 10%도 못미치는 170만달러를 모으는데 그쳤다. 올해 63세인 돌 여사는 그러나 부시 주지사와 런닝메이트로 부통령에 출마할 것인지에 대해 『나는 대통령후보에 출마했던 것이지 부통령을 노린게 아니다』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해 여운을 남겼다.지난 96년 대선 당시 공화당후보였던 밥 돌 전상원의원의 부인인 돌 여사는 선거전에 뛰어든뒤 특히 여성으로부터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으며 지난 8월 아이오와주에서 실시된 공화당내 모의선거(Straw Poll)에서는 3위를 차지했다. 또 최근 워싱턴포스트의 여론조사에서는 63%의 지지율을 기록한 부시 주지사에 이어 12%의 지지율로 2위로 뛰어오르는 등 선전해왔다.
돌 여사의 중도탈락으로 공화당의 지명전은 부시 주지사, 존 맥케인 상원의원(애리조나) 및 출판업계 거부 스티브 포브스 등의 3파전으로 좁혀졌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여론조사결과 돌 여사 지지자의 대부분이 부시 주지사를 지지하는 성향을 갖고 있다는 점을 들어 공화당 지명전은 이제 부시 주지사의 독주로 싱겁게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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