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결과 삼성 LG 대우 등 국내 에어컨 시장을 주도하는 8개 가전업체의 담합은 수년간 지속돼온 고질적인 병폐인 것으로 드러났다.결국 이들 업체의 가격담합, 물량동결, 재판매가격유지 등으로 소비자들이 수년동안 실제보다 비싼 가격으로 에어컨을 구입해온 셈이다.
■ 가격인상 및 생산량 동결
삼성전자 LG전자 만도기계 대우캐리어 센츄리 범양냉방 두원냉기 등 에어컨업체들은 과잉공급으로 인한 가격하락을 막기위해 94년부터 매년 모임을 갖고 업계의 적정규모를 산정, 업체별로 할당해왔다. 삼성과 LG전자는 또 지난해 가격인상 내역을 서로 알려주고 인상수준을 합의했으며 신제품인 원격제어에어컨의 가격도 합의해서 결정했다.
담합 이탈 막으려 보증금 거둬 이들 업체는 또 92년부터 조달청의 단가입찰에서 품목별로 돌아가며 낙찰자를 선정했으며 낙찰을 받지 못한 업체들에게는 시중입찰물량을 배분했다. 시중입찰에서는 유통업체들이 저가로 응찰, 가격을 떨어뜨리자 이들에게 에어컨 공급을 중단하기도 했다. 특히 입찰담합의 이탈자가 각사가 1억원짜리 어음을 맡겨놓고 담합이 깨지면 다른 업체들이 이를 즉각 유통시키도록 했다.
■ 유통업체 가격경쟁도 봉쇄
대우캐리어는 김치냉장고를 판매하면서 대리점이 판매가격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출고를 중단한다는 약정서를 돌리기도 했다. 수입판매업체인 백색가전 역시 대리점들에 판매가격을 제시하고 이를 어길 경우 벌칙까지 부과했다. 결국 유통업체들이 정해준 가격대로 받으며 경쟁을 못하도록 온갖 압력을 행사한 것이다.
■ 마진율·설치비·할인율 등도 담합
작년 12월 삼성전자 LG전자 만도기계 대우캐리어 대우전자 등은 에어컨의 마진율을 각각 22%로 정해 인상했으며 설치비할인경쟁이 붙자 설치비를 제품가격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또 비수기 가격할인 때도 예약판매 시기와 할인율, 사은품 제공여부 등까지 합의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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