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인니 정권교체] '약한대통령-막강부통령' 가능성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인니 정권교체] '약한대통령-막강부통령' 가능성

입력
1999.10.22 00:00
0 0

「대통령보다 주목받는 부통령」 향후 인도네시아의 실질적 실력자는 2인자인 부통령일 가능성이 높다. 인도네시아 국민협의회(MPR)가 21일 부통령선거에 들어가자 각 언론은 일제히 전날 취임한 압둘라흐드만 와히드 신임대통령보다 새 부통령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국내외 언론들은 와히드가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향후 정국에 대해 어두운 전망을 쏟아냈다. 와히드가 의회, 군, 국민적 지지 등 정치기반의 세 축에서 가장 취약하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와히드의 노련한 정치력과 조정능력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했지만 소수의견에 머물렀다.먼저 의회에서 와히드가 이끄는 국민각성당은 의석수가 51석에 불과한 제3정당에 불과하다. 따라서 와히드는 타정당과 제휴, 연립정권을 유지하더라도 제1당인 투쟁민주당(PDIP·158석)과 제2당인 골카르당(120석)의 입김에 좌지우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군부의 지지기반이 취약한 것도 와히드 정권에는 치명적이다. 군부가 대통령선거가 끝난뒤 새 정부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지만 독립후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강력한 권력의 축으로 군림해온 군부는 현실 정치개입을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게 현지의 분석이다.

더욱이 두가지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국민적 지지기반마저 와히드에게는 여의치 않다. 물론 와히드는 회원 3,000만명의 최대 이슬람단체인 「나들라툴 울라마(NU)」의 지원을 받고 있지만 지난 총선에서의 지지율은 겨우 11%였다. 설상가상으로 그의 건강상태마저 예상보다 훨씬 나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일부 언론에서는 벌써 그의 유고 가능성까지 거론할 정도다. 일간 「미디어 인도네시아」는 사설을 통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와히드의 건강』이라고 밝혔다.

현지 정치분석가들이 헌법상 정·부통령의 권한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음에도 벌써 부통령의 역할을 부각시키는 것도 이같은 이유들에서다. 정치 평론가인 살림 사이드는 『와히드 대통령은 건강 등 여러가지 문제로 인해 대부분의 업무를 부통령에게 맡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인도네시아 헌법상 부통령은 대통령 유고시 잔여임기를 맡게 돼 있다. 따라서 부통령은 와히드 정권하에서 대통령보다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면서 차기 대선에서 경쟁자들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가능성이 높다. 이날 부통령 선거에 골카르당의 아크바르 탄중 당수를 비롯, 대선에 나섰던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여사와 위란토 국방장관 겸 군총사령관이 입후보한 것도 이같은 노림수를 염두에 둔 것이라 볼 수 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