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인도네시아 부통령에 선출된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52) 투쟁민주당(PDIP) 당수의 정치적 성장배경에는 「수카르노 초대 대통령의 딸」이라는 유명세가 있다. 또 지난해 5월 수하르토 정권의 붕괴이후 계속되고 있는 혼란스러운 정국상황도 메가와티의 정치적 영향력을 키워주었다.메가와티는 83년 수카르노와 인연이 있는 민주당(PDI)에서 정치생활을 시작했으나 초기에는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못했다. 반둥대 재학시절 학생운동조직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긴 하지만 야당정치인으로 이름이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87년 총선이후였다.
83년이후 PDI 자카르타지부장 등 주요 보직을 거친 메가와티는 당 지지율이 87년 총선에서 11%, 92년 총선에서 15%로 급신장된 공로를 인정받아 93년 PDI 당총재로 선출됐다. 하지만 수하르토 정권의 정치공작으로 94년 총선에 출마하지못했고 96년에는 당총재직에서 밀려나기도 했다. 그러나 메가와티의 존재가치는 오히려 수하르토 정권의 탄압강도가 높아지면서 더욱 빛을 발했다.
지난 6월 투쟁민주당 당수로 총선을 진두지휘한 메가와티는 이 선거에서 투쟁민주당이 집권 골카르당을 누르고 제1당에 올라선 이후 「민주화의 상징」으로 급부상하며 야당 세력의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지난 20일 대통령선거에서 자신을 꺽고 승리한 압둘라흐만 와히드 대통령 등 정계 실력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여성이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대중적 인기면에선 줄곳 상위권을 유지했다.
메가와티의 정치적 경륜에 대해선 상반된 시각이 존재한다. 「아버지의 카리즈마를 이어받은 용기있는 여성정치인」이라는 호평이 있는 반면 「독재자의 딸」「기회포착에 강한 권력의 화신」이라는 혹평도 따른다.
회교지식인연합(ICMI) 등 회교단체와 골카르당은 2번에 걸친 이혼경력 등을 문제삼고 있다. 정치권에선 특히 골카르당과의 거래설등 대선직전의 행태를 지목,『정치적 능력이 부족하며 경제를 되살릴 능력이 없다』는 비아냥도 들린다. 최근 언론을 기피하고 정책연설을 회피해온 것도 도마에 올라있다.
그래서 현지에선 「메가와티의 정치적 성공 여부는 좀더 두고봐야한다」는 신중론이 설득력을 얻고있다. 인도네시아 국부로 불리는 수카르노 전대통령과 그의 두번째 부인사이에서 태어난 메가와티는 두 아들과 딸 하나를 두고있으며 현 남편은 50대의 사업가로 정계진출 가능성도 적지않다는 전언이다.
장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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