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 로스팔로스 지역에서 활동 중인 상록수부대 선발대가 독립파 민병대원들에게 구금돼있던 반독립파 민병대의 석방을 중재하는 등 현지 치안안정에 큰 공헌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20일 이들의 활약상과 현지 분위기 등을 공개했다.선발대 154명 중 일부는 이날까지 로스팔로스로부터 25㎞정도 떨어진 콤항으로 도착한 수송선에서 장비와 물자 하역 작업을 마쳤으며, 나머지 대원들은 그동안 주둔 준비와 현지 치안상황에 대한 점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선발대장인 오진오(육사 39기)중령은 친인도네시아계 반독립파 민병대 44명이 독립파 무장세력인 민족저항협의회(CNRT)산하 「팔린틸」에 의해 체포되거나 투항해 구금 중인 사실을 확인했다.
팔린틸은 과거 주민 16명을 학살하고 관공서와 학교를 파괴하는 등 과격파로 알려져 있어 44명의 민병대원의 신병처리에 관심이 크게 쏠려 있었다.
오중령은 상록수부대 임무가 주민들간 화해와 화합인 점을 들어 민병대 석방을 위한 중재에 나섰다. 오중령은 이틀간에 걸쳐 『과거 행적은 분명한 범죄행위지만 현재 저항능력이 없고 반성하고 있으므로 귀가시킨다면 화합분위기가 조성돼 독립정부 수립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팔린틸 지도자를 설득했다.
『민병대원들의 범죄를 용서할 수 없다』고 버티던 팔린틸 지도자들도 오중령과 주민 지도자격인 안드레 아데리토(31)신부의 설득을 받아들여 19일 『조만간 석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8살부터 24년동안 무장독립투쟁을 해온 팔린틸 지도자 레란 헬라르(42)씨는 상록수부대에 『한국군이 오면서 그동안 산 속에 피신해 있던 로스팔로스를 포함해 라우템(우리 군단위)지역 주민 6만5,000여명이 귀가해 공동 청소를 하고, 가옥복구에 나서는 등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며 고마워 했다. 나아가 헬라르씨는 비누와 설탕 등 생필품과 의약품 의류 등의 지원도 요청했다.
상록수부대가 현지에 들어가면서 로스팔로스지역에는 국제구호단체들의 도움의 손길도 속속 이어지고 있다. 국제적십자사 요원 10명이 18일 현지에 도착, 주민들을 대상으로 위생교육 및 예방접종, 전염병 환자들에 대한 투약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세계식량계획(WFP)도 호주 공군수송기편으로 식량지원에 나서고 있다.
한편 호주 타운스빌에 머물고 있는 상록수부대 본대는 선발대에 이어 22일 오전 로스팔로스로 들어가 본격적인 평화유지 활동에 나설 계획이
다. 황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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