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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하비비 사퇴후 리더십 공백, 골카르당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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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하비비 사퇴후 리더십 공백, 골카르당 몰락

입력
1999.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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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2년간 인도네시아의 집권 여당으로 군림해온 골카르당은 20일 대통령 선출 투표를 앞두고 후보조차 내지못한채 스스로 패배의 길을 선택했다. 리더십을 잃은 정당의 「이유있는 추락」이었다.골카르당의 자멸은 이날 새벽 국민협의회(MPR)가 B.J. 하비비 대통령의 석명연설에 대해 355대322로 불신임을 결의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MPR의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골카르당 후보로 대통령 선출 투표에 나설 것이 확실시됐던 하비비는 투표를 불과 10시간 앞두고 출마를 포기했다.

하비비의 후보 사퇴직후 골카르당 수뇌부는 MPR에 후보등록 시간을 연기해주도록 요청하면서까지 새로운 후보를 내기위해 고심했다. 골카르당은 투표를 3시간여 앞두고 아크바르 탄중 하원의장과 위란토 국방장관 겸 총사령관을 각각 대통령, 부통령 후보로 내세웠지만 이 결정도 1시간만에 뒤집어졌다.

아크바르는 대통령 후보를 끝내 고사했고 18일 하비비의 런닝메이트 제의를 거부했던 위란토 역시 응답이 없었다. 골카르당의 선택은 결국 하나밖에 없었다. 집권당이 대통령 후보를 내지못하는 치욕스런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

골카르당의 운명은 사실 국민의 지지없이 독재자가 만들어낸 정당이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또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다. 골카르당은 수하르토 전대통령이 65년 군부 쿠데타로 집권한뒤 직능대표를 중심으로 조직, 67년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이후 32년간 제1당의 자리를 지켜왔다. 골카르당은 전국 27개주에 걸쳐 3,600만명의 당원을 가진 거대조직이다. 그러나 야당을 원천적으로 금지해왔던 수하르토 체제가 무너지자 골카르당은 곧 몰락의 길을 걸었다. 지난 6월 총선에서 골카르당 선거운동 차량이 돌팔매 세례를 받은 것이나 득표수가 당원의 숫자에도 못미치는 2,300만표에 불과했던 사실은 이를 잘 말해준다.

박정태기자

jt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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