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병정들이 사람을 인질로 잡고 전쟁을 벌인다. 영화 「스몰 솔져」(사진)는 다소 우스운 설정이지만 결코 웃을 수 없다. 장난감 병정들의 실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불붙은 정구공을 대포알처럼 쏘아 집안을 불바다로 만들고 못을 기관총탄처럼 퍼부어 사람들에게 부상을 입힌다. 장난감병정들은 싸움에 승리할 때까지 지치지도 않고 악착같이 공격을 퍼붓는다.그런 힘과 투지의 비결은 수명이 무한한 건전지. 그러나 전지의 원리를 알면 실제 세계에서 이런 건전지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지의 원리는 산화환원반응. 산화는 전자를 내놓는 반응이며 환원은 전자를 얻는 반응이다. 산화환원반응을 통해 전자가 음극에서 양극으로 이동하면서 전류가 흐른다.
이 과정에서 전류가 잘 흐르도록 하기위해 금속의 이온화경향을 이용한다. 금속의 이온화경향이란 물질이 전자를 내놓고 양이온이 되려는 성질이다. 그 강도는 금속마다 다른데 이온화경향이 강한 물질이 건전지의 음극 역할을 맡는다. 그래서 양극은 망간, 음극은 아연을 사용한다. 중간에 양극의 환원반응을 돕기 위해 전기를 모으는 역할을 하는 집전체는 탄소봉이다. 탄소봉이 없으면 망간이 충분히 반응하지 못해 발전량이 줄어든다.
그러므로 전지의 수명은 아연과 망간의 양이 결정한다. 아연을 분말형태로 만들어 단위체적당 반응물질을 늘린 알칼리전지, 망간대신 리튬을 사용한 리튬전지 등은 수명이 일반건전지보다 8배이상 길지만 결코 무한하지는 않다. 아직까지 무한한 산화환원반응을 일으키는 금속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건전지업체들은 다양한 금속을 사용해 건전지의 수명을 늘이려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수명이 무한한 건전지 개발은 꿈도 꾸지 않는다. 그런 건전지가 결코 장사에 큰 도움이 못된다는 것도 이유중 하나일 것이다.
최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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