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축구대회 개최의 기초가 되는 경기장 건설을 놓고 재원조달문제, 설계변경시비, 도(道)와 주최도시간의 주도권분쟁, 입찰비리 등으로 순조롭게 공사진척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아 걱정이다. 국정감사 에서도 여야 의원들이 한결같이 경기장 건설 지연을 지적하고 나왔다고 한다.3년전 국제축구연맹(FIFA)이 월드컵 한일 공동개최를 결정했을 때 온 국민이 환호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서 걱정스러웠던 것은 국력이 우리보다 훨씬 큰 일본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게 준비를 할 수 있느냐는 문제였다. 우리보다 대회유치 계획을 먼저 세웠던 일본은 큰 차질없이 준비를 할 수 있었지만 우리나라는 대회유치후 IMF위기를 맞아 늦은 준비가 그나마 더 늦어졌다.
경기장을 FIFA가 요구하는 공기(工期)와 규격에 맞게 차질없이 만들어내는 것은 10개 개최도시의 책임이다. 따라서 이들 도시는 경기장 건설에서 부터 나라망신을 주지 않도록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일을 추진해야 한다. 경기장 건설을 놓고 경기도와 수원시가 보이는 알력도 하루 속히 해소돼야 한다.
문제는 경기장 건설로만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서울 등 몇곳을 제외하고는 큰 국제경기를 치를만한 숙박 교통 통신등 인프라와 통역 및 자원봉사시스템 등 소프트웨어가 갖춰지지 않았다. 예를 들면 한 지방도시에서 월드컵축구가 열릴 때 관중의 60%인 약 2만5,000명의 외국 관광객이 들이 닥칠 것이다. 이들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관광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능력은 대회성공의 열쇠이자 한국의 이미지와 직결되는 문제다.
일본과 비교할 때 걱정되는 부분은 경기장 보다 오히려 개최도시의 인프라와 서비스 능력이다. 수만명의 관광객을 위한 숙식과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일은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다. 정부와 조직위는 장급여관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지방도시의 숙박업소와 음식점이 월드컵 관광객에게 산뜻한 이미지를 주게끔 청결과 친절을 유지할 수 있을지 문제다.
정부는 지방도시에 경기장 건설비만 지원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도로나 각종 시설 등 인프라를 구축해 주고 월드컵축구를 비즈니스와 결합하는데 도움을 줄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온 국민이 힘을 모아 11년전 올림픽을 훌륭히 치른 경험을 갖고 있다. 이런 노하우를 공유하고 각 개최 도시 주민들이 월드컵축구를 그 어느 도시보다 잘 치르겠다는 정신을 가진다면 비록 시설면에서는 일본을 따를 수 없더라도 친절한 서비스로 개최도시의 긍지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면밀한 계획과 준비가 선결과제다.
월드컵축구의 성공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함께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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