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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철새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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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철새 정치인

입력
1999.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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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4년 임기동안 당적을 바꾸는 의원을 가리켜 흔히 「철새 정치인」이라고 한다. 야당이나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가 여당 품안으로 달려간 의원들을 가리킨다. 철새들이 추운 겨울을 나기위해 따뜻한 양지를 찾아가는 것처럼 「춥고 배고픈」 야당생활을 청산하고 「따뜻하고 배부른」 여당으로 당적을 바꾸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96년 4월 임기가 시작된 15대 국회의원 299명중 24%인 73명이 소속정당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명중 1명이 당적을 바꾼 셈이다. 이같은 당적변경은 14대 국회(92-96년)때 75명보다 2명이 적고, 13대 국회(88-92년)의 55명보다는 18명이 많은 숫자다. 15대 임기중에 창당, 합당 등 정치권의 지각변동이 비교적 적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15대국회가 철새 정치인을 양산했다는 기록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15대 당적변경 의원의 3분의 1이 넘는 26명은 새 정부가 출범한 후 「양지」를 찾아 국민회의나 자민련등 여권으로 옮겨간 경우다. 이들의 당적변경 이유를 들어보면 대체로 지역정서나 차기 당선가능성 등을 꼽고 있다. 그러나 개중에는 과거 여당시절 「흠결」이 자칫 멍에로 작용할 것을 우려, 보호막 차원에서 자진해서 여당을 선택한 경우도 있고 집권세력의 회유와 외압에 의해 자의반 타의반으로 당적을 변경한 케이스도 적지않다.

■유권자들은 총선때 후보의 청렴성, 도덕성, 참신성, 전문성 등을 선택의 최우선 기준으로 삼는다. 때문에 무능하거나 부패한 사람, 신뢰할 수 없는 정치인에게는 냉혹한 심판을 한다. 새 천년을 시작하는 첫 총선인 16대 총선에서 유권자들이 철새 정치인들에게 어떤 점수를 줄는지 지켜볼 일이다. 정당법에는 전국구의원이 당적을 옮길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도록 되어있는데, 여야가 추진하려는 정치개혁에서도 지역구의원이 당선후 당적을 바꿀경우 의원직이 상실되도록 법제화하는 방안을 정치발전 차원에서 검토하면 어떨까.

/조명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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