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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아시아적 가치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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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아시아적 가치 外

입력
1999.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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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적 가치/김대중 등 지음

94년 3월 국제정치문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포린 어페어」지에서 싱가포르의 리콴유 수석대신은 『서양식 민주주의와 인권은 문화가 다른 동아시아에는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대중 대통령(당시 아태평화재단 이사장)은 리콴유의 말에 대해 같은 지면을 통해 『민주주의를 거부하는 명분을 찾기 위한 거짓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그 뒤로 국내에서는 아시아적 가치에 대한 논의가 무성했고, 지금도 그 불길이 꺼지지 않았다. 체제와 이념 대립이 동양과 서양의 대립으로 방향타를 돌려 잡은 듯하다.

이 책은 동아시아에서 근대화의 의미, 아시아적 가치와 한국의 정치·경제 상황, 아시아적 가치를 둘러싼 논쟁의 다양한 모습을 살피고 있다. 한국과 싱가포르 두 정치지도자의 논쟁을 비롯해 유석춘 함재봉(이상 연세대), 김영명(한림대), 장현근(용인대), 핫토리 타미오(일본 도시샤대) 교수 등의 글이 실려있다. 책을 편집한 고려대 이승환 교수는 아시아적 가치 담론이 거론하는 사람의 의도에 따라 의미가 180도 바뀐다면서 헌팅턴 등 제1세계 학자들에 의해 「세계 권력의 주도권 유지」라는 목적으로 유포되고 조작되어 왔으며 리콴유에 의해서는 대내적 억압기제로도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전통과현대 발행. 1만 2,000원.

■혁명의 문화사

혁명의 문화사 /강내희 등 지음

자유와 평등의 이념으로 가득 찬 프랑스 혁명의 한편에는 건축가 르두와 르퀘가 발견한 모더니티와 섹슈얼리티가 자라잡고 있었다. 러시아 혁명기에 영화감독 에이젠슈테인은 레닌과, 혁명시인 마야코프스키는 트로츠키와 친화하고 또 반목하는 관계였다.

프랑스 혁명부터 오늘까지 역사에서 나타난 혁명을 신비의 탈을 벗기고 예술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들여다 본 책이다. 지난 200년 간 주요한 혁명 과정의 정치 실천과 문화 실천의 상관 관계를 대표적인 혁명가와 예술가, 또는 혁명운동과 문화운동을 조명함으로써 재해석했다. 파리 코뮌에서는 마르크스와 랭보가, 중국 혁명에서는 루쉰과 마오가 등장하고, 멕시코의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의 혁명적인 삶이 소개된다. 가까이 87년 6월 항쟁을 중심으로 80년대 한국의 문화운동과 노동운동에 대해서도 평가하고 대안을 내놓고 있다. 다차원적인 해방이란 무엇이고, 앞으로도 그 뜻을 계승할 혁명이란 어떤 것인지를 묻는 작업이다. 민예총의 「문예아카데미」에서 마련한 「혁명의 문화사」 강좌에 기초해서 강내희(중앙대) 강혁(경성대) 유중하(연세대) 이득재(효성가톨릭대) 교수 등이 글을 썼다. 이후 발행. 1만원.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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