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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네티즌의 힘' 시민사회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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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네티즌의 힘' 시민사회 파수꾼

입력
1999.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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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인구가 600만명을 넘어서고 인터넷이 대중화함에 따라 「네티즌의 힘」이 시민사회의 파수꾼, 인터넷 자치시대의 첨병으로 자리잡고 있다.사회에 물의를 빚는 사건이 발생하면 네티즌들이 실시간(Real Time)으로 사태의 진상을 전파, 검찰이나 경찰보다 앞서 사건을 해결하기도 하고 일반회사나 국가기관들에도 『네티즌에게 잘못 보이면 큰 곤욕을 치른다』는 인식이 보편화하고 있다.

10월초 3억원의 상금을 내걸고 대대적으로 인터넷 도메인명을 공모했던 의류업체 N사는 협력업체 직원을 당선자로 뽑았다.

그러자 심혈을 기울여 응모한 12만여명의 네티즌들은 『「짜고 친 고스톱」에 놀아났다』며 즉각 N사 제품 불매운동을 펴면서 N사를 비판하는 인터넷 사이트까지 개설, 사과와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기업의 윤리성을 저버리고 소비자를 우롱한 업체를 좌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인터넷사업에 진출하려던 N사는 오해라고 극구 해명했지만 결과적으로 사업에 큰 타격을 입었고 주력 제품의 매출액에도 이상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홈페이지제작 및 웹호스팅 등 인터넷 마케팅사업을 하는 D사는 지난 5월 경기 부천의 C전기에 홈페이지를 개설해 줬으나 제작비와 관리비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심지어 C사는 대금을 받으러 간 경리직원을 문전박대하기도 했다. 그러자 D사의 한 직원이 C사 홈페이지에 「본 회사는 악성 연체기업으로서 거래업체들은 주의하라」는 문구를 집어넣어 10일후 돈문제를 완전히 해결했다.

C사의 유모(50)씨는 『웹사이트를 만들었다가 별 것 아니다 싶어 대금지급을 미뤘는데 그 문구가 게재된 후로 항의전화가 수없이 걸려와 사이버 시민의 힘을 절감했다』고 털어놨다.

인터넷 벤처기업 직원 김학진(31)씨는 『익명에다 얼굴도 없는 것이 사이버 세계이기에 더욱 신뢰가 중요하다』며 『앞으로는 민간기업이건 국가기관이건 시민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면 먼저 네티즌에 의해 무너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서울시청 홍보담당관 이현구(李賢久)과장은 『시청 홈페이지 「자유토론」에만 올해 3,776건의 시민제안과 비판문이 올라와 시정의 무서운 감시자 역할을 하고 있고 다른 공공기관 사이트의 「여론마당」도 기관장들에게는 최대의 경계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사회네트 박근덕(朴根德·35)기획국장은 『네티즌들의 참여의식은 사회의 신문고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우리 사회가 그런 의식을 수용할 자세를 갖추지 못했고,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가진 네티즌들이 중우(衆愚)의 과오를 범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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