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폭락세를 보임에 따라 국내 증시가 적지않은 타격을 받고 있다.증시 전문가들은 국내증시가 「다우 쇼크」로 최소한 이번 주초에는 부진함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대우사태와 투신권 구조조정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면서 모처럼 활기를 찾고 있는 국내 증시가 중대 고비를 맞게 됐다. 실제로 19일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36.38포인트 떨어진 826.25로 마감하는 부진함을 보였다. 그러나 미증시 폭락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가 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외국인들이 올 4월 이후 매달 5,300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이고 있는 점이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 한·미 주가 동조화
국내증시가 최근 미증시와 동조화(同調化)현상이 뚜렷해지면서 미증시의 폭락은 곧바로 국내 증시에 큰 타격을 준다는 지적이다. 미증시가 폭락하면 미국에서 뮤추얼·헤지펀드의 환매가 이뤄지고 이 경우 환매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해외펀드들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등 다른 지역에서 주식을 매도할 수 밖에 없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증시 침체는 자산가치 감소, 미기업 투자위축을 불러온다. 이는 세계 최대 수입국인 미국의 수입규모가 감소해 한국의 대미 수출이 줄어들면서 무역수지와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동양증권 지영걸(池榮杰) 리서치팀 차장은 『어렵게 반등을 시도하던 국내주가가 미국증시에 따라 하락하면서 단기적으로 추가하락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 차별화 가능성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최근 급속히 안정세를 타고 있다는 점을 꼽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에서 매수우위를 지속하고 있고, 대우·투신문제의 해결에 대한 기대감의 고조, 9조원 규모의 대우공사채형 수익증권의 주식형 전환 등 수급(需給)구조가 개선되면서 미 증시폭락이 장기적으로는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LG증권 윤삼위(尹三位)투자전략팀 대리는 『미증시 활황으로 미국으로만 몰려들었던 국제자본이 미증시의 조정과정으로 아시아 유럽 등지로 적절히 배분돼 장기적으로 국내증시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또 앨런 그린스펀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주가폭락 경고발언이 경기과열 우려가 있는 미경제를 연착륙시키기 위한 「선제적」 성격이 강한 것이어서 국내에는 악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WI카증권은 국내주가가 대우손실 배분에 대한 최종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 800-900선의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다우쇼크' 투자요령
* 따라하기 외국인보다 기관
당분간 시장은 외국인보다 기관이 주도할 전망. 외국인은 「다우쇼크」에 대비, 유동성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외국인이 국내 주식비중을 축소, 강한 매도세를 피할 수 없다. 기관은 9조원의 대우채권 주식형 전환과 뮤추얼펀드 만기연장으로 여력이 생겼다. 투신권은 특히 구조조정의 예봉을 피하려면 사운을 건 수익률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보다는 기관들의 매매동향을 주시해야 한다.
* 눈높이는 대형주아닌 중소형주
지수관련 대형주는 외국인 매물 부담이 큰 편. 대형주가 편입된 프로그램 매수잔고도 7,000억원 가량이 청산을 기다리고 있다. 중소형주의 옐로칩은 충격이 덜할 전망으로 단기 고수익을 노리는 기관의 매수세도 예상된다. 현재 중소형주는 실적호전 예상종목, 내재가치 대비 낙폭과대 종목과 저PER주 자산주 정보통신주 엔고수혜주 등의 테마군을 형성하고 있다. 증권 등 금융주와 정보통신 등 재료 보유주는 최근 거래가 활발, 매기가 집중될 가능성도 크다. 낙폭과대주는 해외변수로 인한 추가조정시 오히려 저가매수 기회. 현대 대신 대우증권도 이날 낙폭과대 실적주를 「투자유망」 의견을 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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