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홍콩」과 「그 해 불꽃놀이는 유난히 화려했다」를 만든 홍콩 프루트 챈 감독의 「리틀 청」이 17일 끝난 제4회 부산국제영화제(Piff) 부산 프로모션플랜(PPP)에서 부산상을 수상, 2만 달러의 제작지원금을 받게 됐다.후버스발트상(1만달러)은 무랄리 나이르 인도 감독의 「운니」, 일신상(1만달러)은 일본의 시노자키 마코토 감독 「언포게터블」, 유니코리아상(1,000만원)은 김응수 감독의 「나는 파리의 택시운전사」, 한울상(1,000만원)은 배창호 감독의 「나의 사랑 아프리카」, KF-MAP상(소니사 후반작업지원)은 송일곤 감독의 단편 「Knife」가 받았다.
PPP는 제작중이거나 기획 단계에 있는 영화의 감독과 제작, 배급자를 연결하는 일종의 프리마켓. 올해는 아시아에서 리티판(캄보디아)의 「누구세요」, 자파르 파티히(이란)의 「사이클」, 나카타 신이치로(일본)의 「얼굴」등 8개국 14작품, 한국에서 배창호 김응수 김기덕의 작품 등 모두 17작품이 출품됐다. 2회째를 맞은 PPP는 지난해 70여건에 불과했던 감독 인터뷰가 150여건에 달했고, 미국 미라맥스, 파라마운트 클래식, 파인라인, 프랑스 카날 플러스,일본 포니캐넌, 니가츠, NHK등 굵직한 배급자들이 참가하는 등 비교적 성공적인 기획으로 평가받았다.
수상작에는 들지 못했지만 독립영화감독인 김기덕 감독의 「수취인불명」은 프루챈 감독의 「리틀 청」과 함께 가장 주목을 받았다. 독일 필름보드 베를린 펀드는 「수취인 불명」의 공동제작자로 참가, 제작비의 50%인 2억5,000만원을 현물지원키로 했다. 녹음 현상 등 후반작업이 독일에서 이뤄진다. 이에따라 「수취인불명」은 PPP를 통한 첫 투자계약 영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감독은 제작 중인 에로틱 심리극 「섬」이 끝나는 11월 말부터 「수취인 불명」 촬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직업여성과 미군병사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남성이 동두천에 살면서 겪는 소외와 냉소를 그린 작품으로, 98년 최호 감독이 제작한 「바이준」에 출연했던 하랑, 여배우 방은진을 캐스팅할 예정이다.
중국 린청셩, 탕다니엔 감독도 제작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PPP가 프리마켓으로서 제 기능을 갖기 위해선 보완해야 할 점도 적잖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시나리오가 완성된 경우에도 영문판 시나리오 대신 무성의하게 간단한 시놉시스만을 제공할 뿐이고, 감독의 이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영상자료조차 비치하지 않아 참가 감독의 작품세계와 프로젝트를 제대로 알리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부산=
박은주기자
jup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