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 만주와 연해주 일대 한인학교에서 교재로 사용될 정도로 일반인에게 널리 읽히던 순한글판 애국지사 일대기 「애국혼(愛國魂)」이 처음으로 발견됐다.교육부 국사편찬위원회(위원장 이성무·李成茂)는 17일 『일본 외무성 외교사료관에서 1917년 12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한인신보사가 직접 편집·발행한 「애국혼」 간행본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간행사실만 알려져 있었던 이 책이 발견되기는 처음이다.
100여쪽 분량의 이 책에는 순한글로 쓰여진 안중근(安重根)의사 전기와 추도가가 실려 있고, 민영환(閔泳煥) 이준(李儁) 조병세(趙秉世) 최익현(崔益鉉) 이범진(李範晋) 등 한말과 일제시대에 활약한 애국지사의 일대기도 쉽고 간결하게 서술돼 있다.
중국 훈춘(琿春)의 일본영사관은 1919년 3월29일 『중국과 만주, 연해주 일대 한인들 사이에 안중근을 칭찬하고 배일사상을 선전하는, 극도로 불온하고 위험한 「애국혼」이라는 서적이 널리 유포돼 있다. 한인들은 서당과 사립학교 등에서 이 책으로 교육하고 있다』는 내용의 불온출판물 관련보고서를 작성, 책 원본과 함께 본국 외무대신에게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책에서 새로 발견된 「안의사 추도가」는 최근 광복회가 러시아 극동문서보관소에서 수집·공개한 안의사 추모가에 이어 두번째며 총 9절로 구성돼 있다. 『슬픈 눈물 슬픈 노래 의사 의사 안의사여/ 멀리 충혼 주도하세 부디부디 눈감으오(6절) 영웅일세 영웅일세 나라위해 바친몸은/ 만고영웅 안의사라 죽어서도 영광이라(후렴)』 안의사의 거사를 칭송하고 순국을 추모하는 이 노래는 당시 연해주와 만주에 거주하던 한인들 사이에 널리 불려졌다.
국사편찬위원회 이상일(李相一)박사는 『애국혼은 1918년 7월 두번째 판 800권을 찍어낼 정도로 만주일대 한인들에게 널리 퍼져 있던 대중서』라면서 『이 책에 수록된 전기는 일반인과 학생들에게 민족의식을 심어주는 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고 의미를 밝혔다.
배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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