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신비의 약 비아그라가 곧 국내 약국에서 판매된다.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제한이 가해졌다. 다른 국가에서 비아그라는 발기부전증 환자에게만 사용할 수 있도록 처방된 약이다. 한국의 경우 심장 혈관계 질환의 위험이 없다는 의사의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규정에 의하면 하루에 두 알, 그리고 한달동안 여덟 알의 약을 구입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은 내가 한국에서 본 것들 중 가장 이상한 규정이다. 이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전국의 수천 개 약국을 통해 이 약을 구입하기는 쉬울 것이나 당국이 약의 유통경로를 추적하기란 불가능하다. 국가의 입법부는 시행할 수 없는 규정·규칙을 공포하기를 자제한다. 이렇게 시행불가능한 명령이나 규칙은 국가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낮출 뿐이다.
한 유력 영자신문의 경제부장은 최근 그의 칼럼에서 『다른 면으로는 건강한 남성들에게 의사의 증명서를 제출하게 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고 썼다. 그러나 비아그라가 필요하다면 다른 면으로도 건강하다고 볼 수는 없지 않을까. 또 그는 기혼남성들이 아내의 동의를 얻어 약을 구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문제의 핵심에서 벗어나 있다. 비아그라가 발기부전증 환자들을 위한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하면서도 왜 온갖 종류의 증명서와 동의서를 제출하는 대신 질병이라고 진단한 의사의 증명서를 요구할 수 없는가. 그러나 이러한 방법 역시 아직은 부재한, 효과적인 의약유통구조가 생긴다는 가정아래서만 가능하다.
내 생각엔 남성다움을 찾고 있는 인간에 의해 멸종의 위기에 처한 호랑이, 코뿔소, 뱀과 같은 동물들이 이 게임의 진정한 승리자다. 비아그라 사용을 자유화함으로써 이 아름다운 동물들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도 중요한 점은 「실행할 수 없는 규칙은 정하지 말자」라는 것이다.
/클라우스 올레어 MD푸드코리아 마케팅 부장·덴마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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