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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증시] '검은 10월' 악몽 되살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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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증시] '검은 10월' 악몽 되살아나

입력
1999.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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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로 뉴욕 런던 프랑크푸르트 등 주요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뉴욕 다우존스 공업평균 주가지수는 15일 9월중 미 생산자물가(PPI)가 9년만의 최고수준인 1.1% 올랐다는 노동부 발표와 전날 증시폭락 가능성을 경고한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의 발언 등으로 한때 심리적 마지노선인 10,000선이 붕괴됐다. 다우지수는 이후 회복세를 보여 전날보다 266.90 포인트(2.59%)가 떨어진 10,019.71포인트로 마감했으나 이날 낙폭은 지난해 10월 1일이후 최대였다.

첨단기술 업종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5.01 포인트(2.67%) 빠진 2,731.83 포인트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도 36.01 포인트(2.8%) 떨어진 1,247.41 포인트로 각각 장을 마쳤다.

유럽역시 런던증시의 FT-SE 지수가 132.1 포인트(2.18%) 빠지면서 6,000선이 붕괴, 5,907.3 포인트로 거래를 마쳤고 프랑크푸르트의 X-DAX 지수는 36.06 포인트(0.69%) 떨어진 5,184.23 포인트를 기록했다. 이같은 각국의 폭락세는 18일 장이 열리는 아시아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미 주가는 보기 드문 「폭락세」를 연출하고 있다. 최근 1주일새 630포인트(5.9%) 떨어져 주중으로는 사상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또한 8월25일의 사상최고치(11,326.04) 대비 하락폭이 11.5%에 달해 「조정장세」로 분류됐다.

이같은 주가 폭락에는 인플레이션 우려와 이에 따른 금리인상 가능성, 달러가치 하락, 투자자 불안심리 확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인플레이션 징후는 이번주와 다음주 소비자물가, 고용관련지표 등이 발표되면 분명해 지겠지만 이미 농후한 상태라는게 중론이다. 한 투자 분석가는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지칠줄 모르는 민간소비와 점증하는 임금상승 압력 등 인플레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가 폭락은 외국인 투자자 이탈과 함께 달러 약세로 이어져 유로에 대한 달러 가치는 7개월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다. 또한 투자자들이 일시적으로 채권시장애 몰리면서 장기금리가 하락했으나 전반적으로 상승 추세다. 곧 주식과 채권, 달러 모두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87년10월19일의 블랙먼데이 직전 상황과 유사해 10월 증시의 악령이 되살아났다는 지적도 있다. 1929년의 주가 대폭락 사태도 10월에 발생했다.

『일시적인 현상인가, 대폭락의 전주곡인가』 평가는 엇갈린다. 다우지수의 심리적 저지선이 한때 깨진 만큼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는 반면 유럽·일본 경제의 회복세에도 불구, 미국이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어서 상승여지가 있다는 예상도 만만치 않다. 또한 미 경제는 경상수지 적자를 외국인 투자로 보전하고 있는 만큼 외국자본 이탈을 가속시킬 수 있는 주가폭락을 더 이상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정희경기자

hkj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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