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형(대구은행)이 제34회 세계체조선수권대회 남자평행봉에서 사상 처음 금메달을 따냈다. 이주형은 16일 중국 톈진에서 열린 대회 남자평행봉 결승에서 고난도의 기술을 선보이며 9.750점을 기록, 러시아와 일본선수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이주형의 금메달은 91년 인디애나폴리스선수권대회 유옥렬의 뜀틀 금메달 이후 8년만의 쾌거이다. 이로써 한국남자팀은 단체전에서 역대 최고 성적인 5위로 2000년 시드니올림픽출전권을 획득한데 이어 개인전 금메달을 보태 사상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은메달은 9.675점을 얻은 러시아의 알렉세이 본다렌코와 일본의 쓰쿠하라 나오야가 공동수상했고 동메달은 러시아의 니콜라이 크루코프(9.625점)에게 돌아갔다.
이주형과 함께 출전한 정진수는 9.187점으로 5위에 올랐으며 북한의 정우철은 봉에서 떨어지는 실수로 8.975점에 그쳐 최하위에 머물렀다.
개인종합에서 7위를 했던 이주형은 장기인 뒤로 두 바퀴 회전 후 봉을 잡는 「오리스에」를 포함, 고난도의 기술을 선보인 뒤 깨끗한 착지로 연기를 마무리했다.
/ 톈진(중국)AFP=연합
이범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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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형은 누구?
톈진세계선수권 평행봉에서 국내체조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이주형은 대표경력 10년의 베테랑으로 뜀틀의 여홍철과 함께 한국 남자체조를 이끌어 온 스타이다. 여홍철이 뜀틀에서 일찌감치 국제적으로 두각을 나타낸 반면 이주형은 아시안게임을 제외한 국제경기에만 나서면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해 「국내용」이란 오명을 써왔다. 그러나 이주형은 이번 금메달을 계기로 이같은 오명을 씻고 2000년 시드니올림픽 금메달후보 1순위로 꼽히게 됐다.
이주형은 몸매(163㎝·61㎏)와 힘에서 서구선수들에 뒤지지 않는 강점을 갖고 있다. 힘을 바탕으로 국내 체조선수들이 취약한 철봉 평행봉에서 1인자의 자리를 굳혔다. 발목통증으로 선수촌 입촌도 못하고 개인훈련을 해온 이주형은 『이번 대회에 선수생명을 걸겠다』는 각오로 강도높은 훈련을 반복, 단체전 5위에 기여하면서 개인종합 7위까지 올랐다. 자신감이 붙은 이주형은 고난도기술을 선보이며 평행봉 결승에서 러시아, 일본선수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동생 이장형(25·대구은행)도 체조선수로 활약하는 체조가족.
명덕초등학교 3년때 체조를 시작, 대구 대륜고-한양대를 거쳐 대구은행에 재직하고 있는 이주형은 교통사고로 입원중인 아버지 이신길(58)씨에게 세계선수권 첫 금메달의 영광을 돌렸다.
이범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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