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휴대폰을 도청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피고인을 법정구속, 휴대폰도 도청·감청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공식확인됐다.수원지법 형사2단독 조준연(趙俊衍)판사는 지난 14일 경마장 관계자 10여명의 휴대폰을 엿듣고 녹음한 혐의로 검찰이 불구속 기소한 황모(40·건축현장소장)씨에 대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죄를 적용, 법정구속했다.
군 정보부서에서 14년동안 근무하면서 도청기술을 익힌 황씨는 경마정보를 빼내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 5월초까지 「IC-R1」이라는 도청장비를 이용, 경기 과천경마장 소속 곽모(38)씨 등 조교사와 기수들의 휴대폰 통화내용을 도청·녹음한 혐의다.
황씨가 사용한 장비는 가로10㎝, 세로20㎝ 크기의 일본제품으로 시중에서 70만원정도에 구입이 가능하며, 반경1㎞ 이내에서 휴대폰 도청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식은 기계로 주파수를 맞춰 인근에서 이뤄지는 011휴대폰 통화를 모두 듣다가 자신에게 필요한 통화를 골라 녹음하는 것으로 실제로 황씨는 경마장 기수에게 압력을 행사하기 위해 녹음내용이 담긴 테이프를 전달하기도 했다. 황씨는 경마에서 재산을 탕진하게 되자 이같은 일을 저질렀다.
조판사는 법정구속 이유에 대해 『개인의 통신 및 대화의 자유가 존중돼야 한다는 측면에서 엄하게 처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통신전문가들은 『아날로그방식의 휴대폰은 이같은 도청이 가능하다』며 『하지만 현재 011휴대폰은 거의 디지털방식이며 아날로그방식 가입자는 14만여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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