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DJ-YS만남] 양김의 '어색한 만남'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DJ-YS만남] 양김의 '어색한 만남'

입력
1999.10.18 00:00
0 0

■DJ는 'YS추켜세우기' - YS는 '독기서린 비난'1년3개월여만에 이루어진 전·현직대통령의 만남은 갑자기 뚝 떨어진 기온만큼이나 냉랭했다. 16일 부산 민주공원 개원식장에서 만난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은 애써 서로의 눈길을 피했다.

두 사람은 행사 내내 딱 두번 마주 봤다. 김전대통령이 오전 11시께 단상 왼쪽으로 들어와 내빈들과 악수하는 동안 김대통령은 10여초후 단상 오른쪽으로 입장했다. 단상 가운데서 맞닥뜨리게 해 악수를 유도, 동서화합을 나타내려는 주최측의 아이디어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짧게 손을 맞잡았을 뿐 표정은 굳어있었다.

먼저 연단에 오른 김전대통령은 독기서린 말로 김대통령을 비난했다. 김대통령은 별다른 표정없이 연설을 들었고 연설이 끝나자 가볍게 박수까지 보냈다. 반면 김전대통령은 김대통령이 「존경하는 김영삼대통령」 「김영삼전대통령의 공로를 찬양한다」는 등의 말로 자신을 추켜세우는 동안에도 입을 꽉 다문 특유의 표정으로 정면만을 바라봤고 연설 후에도 박수를 치지 않았다.

행사 마지막 순서인 테이프 커팅때는 이희호(李姬鎬)여사를 사이에 둔 채 두 사람이 나란히 섰다. 테이프 커팅이 끝나고 김대통령은 앞을 바라본 채 우두커니 서 있는 김전대통령의 오른팔 위를 툭 쳐 악수를 청했고 김전대통령은 마지못한 듯 손을 내밀었다.

한편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바람이 세차게 분 탓에 김전대통령은 준비한 연설 원고의 일부를 빠뜨렸다. 『군사독재시대의 악몽들이 되살아나고 있다』 『이게 무슨 민주주의인가. 독재국가다』라는 독한 내용이 들어있는 부분이었다.

김전대통령은 행사 후 부산 출신 의원들과의 오찬자리에서 『지금 보니 바람 때문에 두장을 한꺼번에 넘긴 것 같다. 제일 중요한 부분이었는데…』라고 아쉬워했다.

부산=최성욱기자

■[DJ 연설요지] "부산은 민주화의 선봉 성지"

부산은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구국의 기치를 높이던 애국과 충절의 고장이다. 4·19혁명, 부마항쟁, 6·10항쟁을 통해 민주화 운동의 선봉에 섰던 민주성지이다.

특히 이 자리를 빌려 79년 당시 야당총재로 온갖 박해를 받으면서도 과감하게 투쟁, 부산과 마산, 그리고 전 국민의 궐기에 크게 기여한 김영삼 전대통령의 공로에 대해 높이 찬양한다.

우리 국민은 3·15 마산의거, 부마항쟁, 광주 민주화항쟁 등 수십년에 걸쳐 피와 눈물의 투쟁을 해왔다. 이러한 값진 희생을 통해 오늘날의 민주주의가 이루어진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신념을 가지고 「부산 민주공원」의 완성을 위해 사업비의 절반을 국비로 지원했다. 앞으로도 「부산 민주공원」이 우리나라 민주화의 상징으로 발전해갈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임기중 민주주의의 완성, 금융·기업·공공부문·노사관계의 4대개혁완성, 생산적 복지의 강화, 냉전체제의 종식과 더불어 망국적 지역감정해소를 통한 국민대단합을 위해 모든 정성과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데는 특히 민주주의와 국가번영에 앞장서온 부산시민의 지원이 매우 긴요하다. 여러분의 협력과 성원을 간곡히 부탁드린다.

■[YS 연설요지] "이나라 민주주의 위기처해"

유신독재는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가장 참혹했던 시련기였다. 79년 10월 당시 부산과 마산의 민주항쟁이 유신독재에 종지부를 찍는 결정적 계기를 만들었다.

20년전 부산과 마산 시민들의 민주항쟁으로 되찾은 민주화의 결정적 계기가 민주세력 내부의 분열로 무산되었던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민주세력이 분열되지 않았다면 광주의 비극도 없었을 것이다.

대통령 재임중 아쉬움도 있었지만 민주주의의 수호와 발전을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그 정신이 이어지기는 커녕 지금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이 3공이냐, 5공이냐. 이런 가짜 사이비 민주주의를 위해 그 많은 피와 눈물을 흘렸단 말이냐.

이대로 가면 이나라는 지역으로 갈라지고 독재와 반독재의 분열과 적대의 70년대를 방불케 하는 상태로 다시 돌아갈 것이다. (이 정권은)임기말에 내각제 개헌으로 장기집권을 획책할 것이다. 역사의 흐름을 거역하는 세력이나 개인은 반드시 하늘과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최근 이곳 경제가 나빠져 여러분이 고통받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지금의 고통은 일시적인 것이다. 민주성지인 부산과 마산은 반드시 다시 일어설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