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가 막바지에 이를수록 정책질의를 통한 「감사」는 사라지고 여야간 「정치공방」만이 기승을 부리면서 파행이 속출하고 있다. 이는 감사활동의 긴장도가 떨어진 탓도 있지만 다분히 여야간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측면이 강해 「직무유기」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14일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에서는 오후 감사가 시작되자마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해양경찰청 감청장비 공개」문제를 다시 들고 나왔다. 8일이후 이미 이틀간이나 파행을 겪었음에도 야당 의원들은 『보도진 입회하에 공개하라』는 주장을 되풀이했고 여당의원들은 『비공개로 보자』고 맞서 1시간이 훨씬 넘게 결론없는 지루한 입씨름이 이어졌다. 13일 열렸던 행정자치위의 경찰청 감사도 정치공방으로 얼룩졌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고급옷 로비의혹」등을 따지겠다며 사직동팀 팀장을 출석시키라고 윽박질렀고 여당의원들은 이를 정치공세라고 일축, 결국 국감은 여당 단독으로 1시간만에 졸속·파행으로 끝났다. 현 정부가 임명한 산하기관장에 대한 「흠집내기」공방도 불거졌다. 환경노동위의 한나라당 의원들은 13일 엄대우(嚴大羽)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을 마치 「사퇴하지 않으면 안될 죄인」다루듯 하는 모습을 보여 감사가 두차례 정회되기도 했다. 13일 건교위의 고속철도공단 감사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시험운전」이라는 지엽적인 문제에 집착, 정회소동을 겪었다.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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