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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F램 신소재 개발의 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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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F램 신소재 개발의 개가

입력
1999.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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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노태원(盧泰元)교수팀의 반도체 신소재 개발은 국내 관련업계뿐 아니라 전체 경제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국가적 쾌거다.이번에 개발된 신소재는 21세기 세계 반도체시장을 주도할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F램의 확산속도를 크게 앞당길 획기적 발명이어서 세계의 이목을 모으고 있다.

D램 S램 플래시등 기존 메모리반도체들의 개별적 특성과 장점을 한데 집약시킨 F램은 미국에서 개발된지 9년이 지났는데도 상용화의 발전진도는 여태껏 변변치 못했다. 휴대용 전자 정보통신기기에 최적의 조건을 가진 F램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소재개발이 뒷받침되지 않아 길이 막혀 있었다.

노 교수팀이 개발한 신소재 BLT는 F램 반도체메이커들이 고개를 저으면서도 울며 겨자먹기로 사용하고 있는 기존 소재들의 문제점을 일거에 해결했다. 정보의 입출력이 반복되면 메모리에 오류가 발생하고 성능이 저하되는 「피로현상」, 생산공정온도가 너무 높아 제조시간을 크게 잡아먹고 생산원가가 높아지는 기술적 난점등 기존 PZT SBT계열의 소재들이 안고 있는 치명적 약점을 극복했다.

이번 개가는 어둡고 열악한 연구지원 환경을 뚫고 일어선 결과여서 더욱 값지고 시사하는 바가 많다. 노 교수팀이 말했듯이 「탁구대를 놓으면 적당한」 무(無)의 공간에서 제대로 연구장비도 갖추지 못한채 지난한 길을 걸어야 했다. 산학협동을 외치는 기업과 단체들이 한결같이 세계반도체사의 한 획을 긋게될 큰 발명의 잉태를 무시하고 지원을 외면했던 것은 아직도 우리의 기술입국 지원체계와 안목이 낙후되어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노 교수팀의 신소재 개발로 우리나라 반도체산업을 한차원 비약케하고 세계시장에서 주도권을 계속 지켜가는 디딤돌이 마련됐다. 반도체 제조의 최첨단 핵심소재를 자급하고 세계에 공급하는 질적 성장의 기반이 이뤄질 수 있게 됐다. 국내업체들이 세계최초의 첨단 메모리반도체를 잇달아 개발, 국산반도체가 세계시장점유율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면서도 핵심소재는 원가의 10%에 달하는 비싼 로열티를 주어가며 외국에서 도입해야 하는 단순생산국에서 고급기술 공급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F램의 세계시장규모는 2000년 30억달러에서 2004년 150억달러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어두운 실험실에서 탄생한 기초연구상의 이번 개가를 상업화로 극대화해 국가경쟁력의 무기로 키우는 것이 이제 정부와 업계가 나서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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