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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실험실 폭발사망] "별에 묻은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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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실험실 폭발사망] "별에 묻은 아들"

입력
1999.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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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슴에 묻을 테니 너희들은 별에 이름을 새겨주렴』14일 오후4시30분 서울대 아마추어 천문동아리엔 눈물섞인 기증식이 있었다.

지난달 18일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실험실 폭발사고로 큰 아들 태영씨를 비명에 보낸 아버지 김대천(金大天·58·태광산업 고문·사진)씨가 아들이 10년간 몸담았던 동아리에 새 천문장비를 선물한 것이다.

시간이 날때면 40년 가량된 10인치 반사망원경으로 하늘을 뚫어져라 바라보던 아들이 그토록 원했던 소행성 관측용 새 망원경이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나온 보상금 2,000만원으로 『새 별을 발견하고 싶다』는 아들의 소망이 배어있는 동아리 방에 컴퓨터로 자동제어되는 8인치 반사적도의망원경과 망원경을 제어하는 컴퓨터시스템, ST6V라는 천체촬영용 CCD카메라를 들여놨다.

동아리 OB모임대표인 화학과 출신 이태형(36)씨는 『아들이 하늘의 별이 됐다고 생각하는 태영이 아버님은 후배들이 이 장비로 새 별을 발견하면 태영이의 이름을 붙여 영원히 기억됐으면 하는 생각일 것』이라고 말했다.

태영씨가 이 동아리에 가입한 것은 신입생이던 89년. 동아리 후배들은 『사고 다음날이 동아리 선후배들이 1년만에 함께 모여 안부를 확인하는 「홈커밍데이」였다』며 『김선배는 사고가 나던 날 아침까지도 행사 준비에 분주했었는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함께 별을 보는 밤이면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곤 하던 김태영씨의 모습을 기억하는 후배들은 선배 대신 동아리방에 자리를 잡은 망원경과 컴퓨터를 쓰다듬었다. 『새망원경이 작동되는 12월부터는 본격적인 소행성 탐사에 나서 태영이형의 이름을 붙이겠어요』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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