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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김] "왜 침묵하는가" 애국심.인권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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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김] "왜 침묵하는가" 애국심.인권 호소

입력
1999.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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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기밀문서를 한국측에 전달한 혐의로 미 연방교도소에 복역중인 로버트 김(한국명 김채곤·58)씨 사건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불개입」이다. 「고국에의 정보제공」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는 그에 대해 인도주의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국민정서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민간부문에서는 「로버트 김 사건 구명위원회」(위원장이세중·李世中) 를 중심으로 석방을 위한 서명운동이 펼쳐졌고 비용마련을 위한 음악회등이 준비되고 있다.

정부가 애국심과 인권에 호소하는 김씨문제에 언제까지 침묵으로 일관할 지가 주목된다. 일각에서 적절한 시기에 정부가 비공식적 구명작업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것도 이때문이다.

외교통상부는 13일 김씨 「대한민국 정부에 드리는 공개질의서」를 전달받기 전에 대변인 논평을 발표, 『정부는 미사법부의 엄정한 법절차에 따라 이뤄진 재판결과에 대해 공식적으로 관여할 입장에 있지 않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같은 반응은 김씨 사건의 기본 성격이 미국에서 발생한, 미국 시민권자의 개인적 행위에 대한 미 사법부의 판단이라는데 근거하고 있다. 우리정부 차원에서 해법을 찾으려 할 경우 복잡한 외교문제가 발생 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김씨는 외교부장관과 국방부장관 앞으로 보낸 질의서에서 『내가 한국정부 무관과 「공모」해 미 국방기밀을 빼간 스파이라면 그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내 가족들에게 보상을 해줘야 하며, 그게 아니라면 내가 스파이가 아니라는 것을 미국정부에 떳떳이 밝혀 감옥에서 나갈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또 『왜 한국정부는 침묵만 하는가. 정부의 체면만 중요하고 나의 인권은 중요하지 않는가』라고 따졌다.

김씨는 96년 9월 미해군정보국(ONI)에서 문관으로 근무하다 주미한국대사관의 무관 백모대령에게 20여차례 정보문서를 제공한 혐의로 미연방수사국(FBI)에 체포, 1심에서 징역9년을 선고받았다. 연방대법원에 상고했으나 기각돼 앞으로 6년동안을 더 감옥에서 보내야 한다. 김씨는 국회의원을 지낸 김상영(金尙榮)씨의 4남1녀중 장남으로 국민회의 김성곤(金星坤)의원의 맏형이다. 66년 도미, 74년 미국시민으로 귀화했고 78년부터 ONI에서 근무해 왔다. 김씨는 한국에서의 구명운동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김승일기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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