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의 난민협약에 따르면 정치 보복과 박해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소환될 경우 인권침해 소지가 있으며 따라서 탈북자 송환은 이 협약에 위배되는 인권침해 사례라고 볼 수 있다』서울NGO세계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12일 한국을 첫 방문한 메리 로빈슨(54) 유엔인권고등판무관(UNHCHR)은 13일 오전 롯데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방문을 통해 탈북자 현황을 알아보기를 원하며 한국정부 및 NGO와도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로빈슨 고등판무관은 이날 오전 홍순영(洪淳瑛) 외교통상부장관, 오후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만나는 등 바쁜 일정을 시작했다. 로빈슨 고등판무관은 14일 서울NGO세계대회 전체회의에서 「NGO활성화」를 주제로 기조연설한다.
아일랜드 최초의 여성대통령(90-97년)을 지낸 로빈슨 고등판무관은 아일랜드 명문 트리니티대학을 수석 입학·졸업한 진보성향의 변호사 출신. 25세때인 69년부터 20년간 상원의원으로 활동했으며 97년 6월 대통령직 사임후 「세계 인권의 파수꾼」인 2대 유엔인권고등판무관으로 임명돼 분쟁 지역을 누비고 있다. 그는 92년 대통령 재직시 소말리아, 르완다 인권 감시에 힘쓴 공로로 유엔이 수여하는 인권상을 받기도 했다.
최근 동티모르의 인권 상황을 감시중인 로빈슨 고등판무관은 『동티모르 민주주의 확립을 위해 파병한 한국정부에 대해 감사하며 인권수호자로 알려진 김대통령은 국가적으로 소중한 존재』라고 전제한뒤 『국가보안법 및 양심수 문제를 한국 법무부장관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군의 노근리 양민학살사건과 관련, 『기본적으로 한·미 양국이 해결할 문제이며 유엔은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의 정치참여에 대해 로빈슨 고등판무관은 『남녀의 우수성을 따지기 앞서 여성은 실용적이고 약자에 대한 배려가 많으며 탁월한 균형감각을 갖고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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