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은 날개달고, 유도는 끝모를 추락」. 올해 세계선수권을 치른 한국 레슬링과 유도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대한레슬링협회는 이미 9월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렸던 그레코로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김인섭(58㎏)과 손상필(69㎏)이 금메달을 따내는 등 금2, 은1로 러시아, 쿠바와 공동 1위를 차지하며 역대최고 성적을 거뒀다. 또 10일 터키 앙카라에서 끝난 자유형세계선수권에서 김우용(54㎏)이 예기치 못한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연일 승전보로 희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8일 박지원문화체육부장관이 양궁 태권도를 제치고 제일먼저 레슬링협회를 불러 해외전지훈련비 등 3억여원의 지원을 약속하기까지 했다. 대신 올림픽금메달 목표를 당초 2개에서 3개로 상향조정해 부담을 느끼던 레슬링협회는 김우용이란 스타가 탄생, 목에 힘을 줘도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반면 유도는 완전 초상집분위기. 세대교체를 단행했다고는 하지만 믿었던 조인철(81㎏)마저 동메달에 그치는 등 99버밍엄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1, 동3이라는 사상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노골드는 81년 이후 처음이며 여자부는 대회 마지막날 최숙이(무제한급)가 동메달 하나를 겨우 건졌을 뿐이다. 현재 국제유도연맹회장(박용성)을 맡고 있는 나라의 성적으로는 초라하기 이를데 없다. 경쟁상대 일본은 전체 14체급에서 금메달 8개를 휩쓸며 사상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대한유도회 관계자는 『세대교체로 어느 정도 하락은 예상했지만 이 정도까지 참패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면서 시드니올림픽에서 사상 최고의 성적을 기대하는 레슬링협회와 대조를 이뤘다.
이범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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