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중년부터 70, 80대 이르는 노년층이 모여 방송 애청자 동호회를 최근 결성했다. KBS 사회교육방송의 「세월따라 노래따라」애청자동호회.젊은이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져오던 방송프로그램 동호회를 중장년층이 직접 나서 결성하게 된 것은 이 프로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이다.
국내 뿐 아니라 북한, 중국, 러시아, 일본, 유럽 일부지역까지 방송되는 「세월따라 노래따라」는 노래와 함께 우리 민족의 생활 속에 녹아있는 풍속과 문화의 변천사를 꽁트로 걸쭉하게 풀어내는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노래는 30-40년대 일제강점기에 유행하던 옛 가요에서부터 50-70년대의 유행가까지 폭넓게 들려주고 있다. 옛노래에 얽힌 뒷이야기를 정겹게 풀어내는 「그시절 그노래」 「노래이야기」, 원로가수들을 초대해 활동사를 들어보는 「금요초대석」 등 이 프로는 옛날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며 중장년층에 적잖은 애청자를 가지고 있다.
젊은이 위주의 가요에 소외감을 느껴오던 김상구(58)씨가 지난 7월 14일 이 프로의 수요일 고정 코너인 「청취자 전화연결」 시간에 애청자 모임을 결성해 서로간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밝힌 게 계기가 됐다. 이후 며칠만에 150여명이 넘는 애청자들의 전화가 빗발쳤다. 중국동포도 7명 포함됐다. 10일 열린 창립총회는 100여명의 애청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성황리에 치뤄졌다. 김씨는 『기성세대도 방송을 문화적으로 서로 교감하고 친목을 도모하는 공간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의욕적인 출발을 다짐했다.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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