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를 비롯한 자민련 내각제 강경파들이 중심이 된 「충청권 보수신당」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김부총재는 12일 대전에서 충청지역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자민련의 정체성에 공감하는 사람들과 지역 정서를 대변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며 신당 추진을 시사했다. 김부총재는 그동안 새로운 정치결사체의 밑그림을 그려왔지만 신당 창당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은 처음이다.김부총재는 『새 천년을 맞아 진정한 의회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벤처기업을 창업하는 심정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충청권과 대구·경북권, 수도권 상당수 의원 등과 이 문제를 논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부총재는 신당창당이 쟁점화하자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신당 창당은 조금 앞질러간 얘기』라고 한발 뺐다. 김부총재는 7월 내각제 유보 이후 김총리와 사실상 결별한 뒤 독자노선을 걸어왔다. 그는 당내에 잔류해 정체성 확보를 위한 투쟁을 하거나 탈당해 신당창당 또는 무소속 구락부 건설 등의 방안을 놓고 고민해 왔다. 김부총재가 이사장으로 있는「아태경제연구소」 논현동 사무실에서는 그동안 창당에 대비한 준비 작업이 꾸준히 진행돼왔다.
하지만 신당이 제대로 모양을 갖출 수 있을지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 현역의원과 원외 거물급 인사의 가담 규모가 관건이다. 자민련 의원중에 신당 참여 가능성이 높은 인사는 이인구(李麟求)부총재 김칠환(金七煥)의원 등이다. 강창희(姜昌熙)전총무는 합당이 이뤄질 경우 탈당을 불사한다는 입장이지만 무소속과 신당중 어느쪽을 택할지 분명하지 않다. 이밖에 충청권의 정일영(鄭一永) 이상만(李相晩) 이원범(李元範) 이재선(李在善) 조영재(趙永載) 정우택(鄭宇澤) 오장섭(吳長燮)의원 등 내각제 강경파로 활동했던 인사들 가운데 일부도 가세할 가능성이 있다.
김부총재측은 영남권인사 가운데 합당에 반발하는 김종학(金鍾學) 이정무(李廷武) 박구일(朴九溢)의원 등과 연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김부총재는 윤재기(尹在基) 장기욱(張基旭)전의원 등 원외인사들과도 접촉해왔다. 김부총재는 1인보스정치 탈피 등 당내 민주주의, 개혁적 보수 등을 신당의 기치로 내걸고 다양한 세력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집단지도체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김부총재측이 결국에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측과 연대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김부총재측은 『내각제를 통해 참여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이 자민련의 노선』이라며 내각제를 고리로한 연대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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