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이 특별한 무대를 준비했다. 「시·그림·춤·소리가 있는 풍경」. 20·21일 오후 7시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과 로비에서 펼쳐지는 이 공연은 전통음악을 문학·미술·극·영상과 결합시켜 새로운 형태로 선보이는 의욕적인 기획이다. 전통음악과 춤은 낡은 예술이 아니라 영원히 새롭게 해석될 수 있는 생명력 넘치는 장르임을 증명하려는 야심이 숨어있다.첫째날 「규방 정서의 동시대적 투영」, 둘째날 「21세기 신풍류방 놀이」로 개념을 잡았다. 「규방 정서의 동시대적 투영」은 여인의 삶과 정한을 풀어낸다. 요람의 아기가 성숙한 여인으로 자라는 과정에 맞춰 음악과 춤을 짰다. 구전민요 「아기 얼르는 노래」, 남도민요 「흥타령」 등 전통음악과 구본우의 「보카키우사와 멜리스마의 노래」, 김해식의 「18현 가야금을 위한 금파람」 등 창작음악이 연주된다. 밀물현대무용단의 창작춤, 조선시대 여성 시인 허난설헌의 시를 노래하는 시조창, 양금합주 「영산회상」도 들어있다.
「21세기 신풍류방 놀이」는 판소리의 해학, 옛 선비들의 풍류, 사물놀이의 신명으로 엮는다. 흥보가·심청가·춘향가·수궁가에서 해학적인 대목을 입체창과 재즈(이정식 재즈밴드)로 재구성해 펼치고, 「수제천 연음주제의 변주곡」(지원석 작곡)에 조성진의 마임이 곁들여진다. 특히 마지막 순서인 영상 퍼포먼스 「음의 빛깔」은 풍물 명인 김용배의 삶을 담은 필름의 영상 퍼포먼스와 사물놀이가 어우러지는 이색 무대다.
이수철·김승영·홍수자 등 14명의 미술가가 설치미술과 영상 퍼포먼스로 이번 공연에 참가한다. 이들의 작품은 커튼처럼 내려오거나 무대 앞쪽에서 올라오며 음악에 녹아들고 예악당 로비에 전시된다. 예악당 바깥 마당에서는 강리나의 모래 퍼포먼스도 벌어진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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