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김영환(金榮煥·국민회의)의원은 참담했다. 모친상 때문만이 아니다. 영안실에서 그는 정치인의 자존심을 곱씹었다. 1일 국감에서 울진원전의 수소 누출과 폭발가능성을 제기하자 다음날 한전이 「원전은 안전하다」는 일간지 광고로 전면 반박했고 일부 언론은 「한건주의 뻥튀기 질의」로 꼬집었다.『왜 국민을 불안하게 만드느냐고 핀잔들었다. 여당의원이 이렇게 나오면 다음번에 당선이 어렵다는 말도 들었다』 12일 1주일만에 국감장에 돌아온 김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비감한 심정을 밝힌 뒤 동료 의원의 시간까지 얻어 1시간 동안 증인들을 숨차게 불러댔다.
김의원은 울진원전 제작사인 프랑스 알스톰사 전문가가 12일 아침 회신한 팩스까지 수집해 다시금 수소누출에 대한 한전측의 안일한 대처를 문제삼았다. 그는 『수소가 내부로 누출되느냐, 외부로 누출되느냐가 문제지만 이를 측정할 계측기가 전혀 없어 한전측이 비닐봉지로 가스를 채취하는 주먹구구식 측정만 해왔을 뿐더러 수소누출량이 늘어나자 지난달 14일 누설 제한치 규정을 바꾸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전 박용택(朴用澤)부사장은 『알스톰사의 답변에도 핵폭발의 우려는 없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일관했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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