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근(안양LG), 16세의 국내 최연소 프로축구선수다. 그의 꿈은 「한국의 마이클 오언」. 바야흐로 그의 꿈이 영글어가고 있다.『막상 TV에서 보던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니 떨리네요』라고 수줍음을 머금고 말문을 연 그는 13일 프로축구 바이코리아컵 포항과의 원정경기서 적자생존의 원칙이 지배하는 프로세계에서 신고식을 갖는다. 지난 2월 중국전지훈련을 위해 생애 처음 비행기를 타본 소년 정창근(16·)은 프로무대 데뷔를 위해 맹훈을 하면서 「이것이 프로구나」라고 실감했다. 무엇보다 맨땅에서 공을 찼던 그에게 푹신푹신한 잔디구장에서의 연습은 정말 신이 났다.
황지중 3학년이던 지난해말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 안양LG에 7순위로 뽑혔던 정창근. 97년 김은중(79년생)이 동북고를 중퇴하고 대전에 입단하며 세운 프로 최연소기록을 단축해 화제를 모았다. 16년2개월3일만의 최연소기록이다.
10개월전 정창근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주목을 받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처음 LG에 합류했을 때만 해도 아저씨뻘 되는 선배들에 둘러싸여 유약한 모습을 보였던 정창근이지만 선배들과 뒹굴면서 몰라보게 달라졌다. 170㎝, 63㎏의 보통체격이지만 연습강도에 있어서는 동년배인 고교 1년생들과 확연하게 차이가 난 결과다. 체계적인 훈련을 받고 잔디구장에서 연습하며 개인기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2남3녀의 막내로 일찍 부모를 여의는 바람에 제대로 먹지 못하며 성장한 정창근은 안양LG 입단후 마음껏 먹으며 체력도 크게 향상됐다.
13일 후반교체멤버로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설 정창근은 그동안 대학팀들과의 연습경기를 통해 성인무대에 나설만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100㎙를 11초대에 주파하는 빠른 발을 이용한 순간돌파가 일품이고 왼쪽에서 올리는 센터링은 10년 터울이 나는 선배들보다 낫다는 평가다. 정창근은 이미 지난달 4일 열린 99가을철실업연맹전 청구마린스와의 경기에 후반교체 출장, 성인무대 신고식을 치른바 있다. 연봉 1,200만원의 정창근. 물론 10대 소년에겐 엄청난 액수다. 그러나 아직 돈을 모르는 그는 한달 20여만원의 용돈을 제외하고는 구단이 관리해주는 통장에 저축하는 등 그야말로 축구밖에 모르는 순둥이다.
조광래감독은 『8개월동안의 훈련을 통해 기량이 많이 좋아졌다. 아직까지 파워에서는 성인들을 따라가지 못하지만 볼 다루는 기술과 스피드에서는 팀 간판스타인 최용수 못지않다』고 평가했다.
여동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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