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체제 첫해인 지난해 명예퇴직이나 정리해고 등으로 100만명에 가까운 봉급생활자가 직장에서 퇴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민층 봉급생활자가 대폭 줄어든 반면 고액 봉급생활자는 오히려 증가해 봉급생활자의 고용측면에서도 「빈익빈 부익부」현상이 심화했다.12일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말 근로소득을 신고하고 연말정산을 한 봉급생활자수는 927만6,000명, 총세액은 4조3,471억원으로 1인당 46만9,000원을 부담했다. 봉급생활자 수는 97년말 1,021만2,000명에 비해 93만6,000명이 줄어들어 92년(930만8,000명)수준으로 떨어졌다. 또 이들이 신고한 소득도 133조2,000억원으로 15조1,000억원이 감소했다.
특히 연봉 1,000만원미만 소득의 봉급생활자중 64만8,000명(845만5,000명→780만9,000명)이, 1,000만~4,000만원 소득의 봉급생활자중 28만명(169만명→141만명)이 퇴출되는 등 서민층 봉급생활자중 10%에 해당하는 92만8,000명이 직장을 떠난 반면 8,000만원 이상의 고액 봉급생활자는 오히려 1,000명(7,000명→8,000명)이 늘어났다. 이는 IMF상황에서 전반적으로 나타났던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 현상이 봉급생활자의 고용측면에서도 두드러지게 발생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2,000만~3,000만원의 연봉을 받는 서민층 봉급생활자들이 IMF상황에서 직장을 잃고 길 거리에 내몰린 반면 이들을 퇴출시킨 임원급의 고액 봉급자들은 오히려 늘어나는 기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박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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