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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격순간] 김미현 1타차 짜릿한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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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격순간] 김미현 1타차 짜릿한 우승

입력
1999.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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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번홀에서 드라이버 대신 스푼을 친 것이 수로에 빠졌을 때는 정말 울고 싶고 떨리고 힘들었다』김미현은 16번홀까지 9언더파로 2위그룹과 2타차를 유지, 여유있게 우승하는 듯 했다. 그러나 17번홀(파4)은 챔피언자격을 검증이라도 하듯 그의 순항을 가로 막았다. 자신있게 때린 티샷이 페어웨이에 떨어진 뒤 두번 튀면서 약 210야드 지점에서 페어웨이를 가로지르는 실개천으로 들어가고 만 것.

김미현은 『해저드에 빠진 것 같다』는 캐디의 말에 순간적으로 얼굴색까지 달라지며 크게 놀란 표정이 역력했다. 그러나 스스로의 표현대로 「독한 땅콩」의 진가는 위기상황에서 더욱 빛났다.

김미현은 1벌타를 먹는 이 상황에서도 새내기답지않은 침착함을 곧바로 회복, 3온-2퍼팅으로 홀인해 보기로 막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김미현은 경기후 미스샷에 대해 『방심때문이 아니라 이 홀만 잘 치면 목적지에 도달한다는 생각에 힘이 났던지 생각보다 멀리 나갔다』고 해명했다.

이어 파5짜리 마지막 18번홀.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2위그룹에 1타차로 바짝 쫓기는 입장이 된 것. 김미현은 우승을 확정짓기 위해 2.5㎙ 버디퍼팅을 노렸으나 실패해 파세이브, 8언더파로 끝내며 연장전에 대비했다.

김미현의 바로 뒷조는 1차타로 끈질기게 쫓아오던 2위그룹의 베스 대니얼과 헬렌 돕슨(이상 7언더파). 더욱이 대니얼은 2.5㎙, 돕슨은 1㎙의 버디퍼팅 기회를 맞아 연장이 유력해 보였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이미 마음을 굳혔는지 연속 어이없는 미스퍼팅이 나왔다. 먼저 대니얼의 퍼팅이 빗나가고 이어 중압감때문인지 자신없이 살짝 굴린 돕슨의 퍼팅마저 오른쪽으로 흘러 컵 을 스치고 지나갔다. 연장전을 준비하던 김미현은 순간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눈을 크게 뜨면서 캐디를 끌어 안았다. 그동안 마음고생을 많이 한 「독한 땅콩」이라도 지옥같은 마지막 두 홀을 겪고난 후 거둔 우승에 목이 메이지 않을 수 없었던 때문이다.

남재국기자

jk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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