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준비생이 도서관 대신 인터넷 PC방에?」예전 같으면 손가락질 받을 일이지만 요즘 대학가에서는 흔한 풍경이 됐다. 바야흐로 취업전쟁 시즌. 취업상담실 게시판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채용공고와 신문광고를 일일이 뒤져봐야 입에 맞는 떡을 찾기 힘들다. 채용정보의 상당부분이 사이버공간으로 이동했기 때문. 인터넷에는 각종 취업전문 사이트들이 속속 등장, 취업전쟁의 최일선에서 「대리전」을 치르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서만 공고를 내고 신입사원을 수시 채용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이젠 여기저기 원서접수 마감시간에 맞춰 입사지원서를 제출하느라 고단한 「다리품」을 파는 대신 「클릭」을 잘 해야 취업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네티즌들도 「2000년 채용시장에서 비중이 가장 큰 매체」로 단연 인터넷을 꼽고 있다. 취업전문 웹사이트 「캐리어서포트」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86%정도가 인터넷이 취업의 주무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취업정보 전문서비스업체의 사이트는 최근의 노동시장 뉴스에서부터 구인·구직정보, 신규채용현황, 채용박람회 등을 하루하루 업데이트해 올리고 있다. 사이트도 일반기업체의 취업정보뿐만 아니라 해외 인턴십, 아르바이트, 장애인 취업, 스튜어디스, 디자이너 등 분야별로 세분화해 「서비스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 취업정보사이트 활용하기 구직자들로부터 가장 인기가 높은 사이트는 노동부가 운영하는 「워크넷」(www.work.go.kr). 하루평균 5만4,000여명이 사이트를 방문한다. 56만여개의 구인 업체가 올라와 있고 구직자 380만명의 신상명세서가 데이터베이스로 구축돼있을 정도로 정보량이 엄청나다. 종합취업정보를 제공하는 리크루트의 홈페이지(www.recruit.co.kr)도 하루평균 1만명이 넘을 정도로 접속자수가 많다. 초기화면에서 「기타 취업정보사이트」를 클릭하면 다른 취업정보사이트와도 링크된다. 인크루트(www.incruit.com)는 2,000여개의 구인기업정보를 갖추고 인터넷에서 구인·구직자를 자동 연결해준다. 취업준비와 더불어 「직장인의 몸값 올리기」 등 직장생활과 관련한 뉴스와 정보도 제공한다. 실직자들에게는 재취업 훈련과정 연수를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알려준다.
외국기업 취업에 관심이 많다면 캐리어서포트(www.scout.co.kr)나 한국외국기업협의회 홈페이지(www.kofa.org)에 들러볼만 하다. 한국에 진출한 4,000여개 외국투자법인에 대해 국가별 업종별 조건별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외국기업협의회의 경우 3만원의 등록비를 내면 6개월 동안 이력서를 등록해 둘수 있고 캐리어서포트의 경우 한번의 마우스클릭만으로 원하는 업체에 온라인 이력서를 자동으로 보낼수 있는 「원클릭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밖에 이공계 출신의 취업을 위한 과학기술부의 「고급두뇌 채용마당」(www.BrainPool-job.com)과 여성들을 위한 「일하는 여성들의 네트워크」(www.kwwnet.org), 디자이너 취업정보를 제공하는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 홈페이지(www.kidp.or.kr) 등 특화된 정보를 취급하는 사이트들도 많다.
취업정보전문서비스 업체가 아니더라도 한국일보(www.hk.co.kr) 등 종합지와 경제지의 홈페이지와 야후코리아 등 인터넷 검색전문업체들도 뉴스와 함께 취업정보를 제공, 구직자들이 필수적으로 챙겨야 할 인터넷 사이트다.
■ 확대되는 인터넷 채용시장 취업희망자라면 자기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회사의 홈페이지에 들르는 것이 취업의 필수조건. IMF체제 이후 대부분의 기업들이 채용방식을 공채에서 수시채용으로 바꾸면서 인터넷을 통해 필요할 때만 소수의 인원을 뽑고 있다. LG그룹, SK그룹, 삼성, 현대 등의 채용 사이트의 경우 상시채용을 하는 계열사와 지원자격 전형방법 모집규모 등이 자세히 설명돼있으며 자기소개서 등을 인터넷을 통해 접수할 수도 있다. 삼성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공채 때 인터넷을 통한 입사지원자가 총지원자의 80%에 달했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외국인회사나 벤처기업들까지 인터넷 홈페이지에 상시채용란을 개설해 필요한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한솔텔레콤과 야후코리아 한글알타비스타 심마니 등은 신입·경력사원 모집공고와 원서접수를 인터넷홈페이지를 통해서만 받았다.
정보통신관련회사 인사담당자들은 『대다수 정보통신 업체들은 자사의 홈페이지나 PC통신 등을 통해 인력을 충원하기 때문에 이 분야에 취업을 원하는 사람은 입사하려는 회사의 홈페이지를 자주 들르는 것이 취업의 지름길』이라고 입을 모은다. 취업전문가들은 올해 국내 인력고용 시장에서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채용이 전체의 약 30-4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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