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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J반기-DJ불쾌] '감도는 戰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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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J반기-DJ불쾌] '감도는 戰雲'

입력
1999.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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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金鍾泌·JP)총리와 자민련 박태준(朴泰俊·TJ)총재 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합당론에 대한 시각차 때문에 불거진 양측간의 갈등은 당권 문제까지 겹쳐 전면전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김총리는 지난달 중순이후 「당이 조금 섭섭해도 국가적 차원에서 결정」등의 표현으로 합당 시사 발언을 해왔다. 반면 박총재는 9일 기자들과 만나 『거대여당을 만들어서 어쩌자는 것이냐』며 합당론에 반기를 들었다. 박총재는 11일 간부회의에서도『영남권에서는 합당을 호랑이 입에 먹히는 것이라고 얘기한다』고 기존의 합당반대 입장을 되풀이 했다.

김총리는 11일 출근직후 박총재의 합당 반대론에 대한 코멘트를 요구하는 기자들에게『TJ 소리하지 말라, 엉뚱한 소리 하지 말라, 틀려』라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는 「언론 보도에 대한 불만 표시」라고 나중에 해명됐지만 김총리가 박총재의 합당반대 발언을 유쾌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음을 말해준다. 김총리는 곧이어 기자간담회를 갖고 『당론은 총재 생각과 달리 결정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총재 합당 반대론의 바람을 빼버리는 언급이다.

합당론에 대해 JP, TJ간의 주파수가 엇갈리는 것은 여권내의 합당 주도권을 둘러싼 신경전과 관련이 깊다. JP는 두 여당이 합당해 신당을 창당할 경우 자신이 전면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이 경우 TJ의 미래는 불투명할 뿐만 아니라 여권의 영남후보들은 총선에서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한다.

여기에다가 두 사람의 갈등은 당권문제와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김총리는 『정기국회를 원만히 끝내면 당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연말 또는 내년초 당 복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총리측은 명예총재에서 총재직으로 자리 바꿈을 시도하는 분위기이지만 박총재측은 총재직 고수를 희망하고 있다. 당내 일각에선 『당의 오너와 전문경영인의 싸움이 커지면 자칫 당이 쪼개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용채(金鎔采)총리비서실장은 이날 낮 박총재를 찾아 『박총재를 비판했다는 얘기는 잘못 전해진 것』이라며 갈등 진화를 시도했다. 김총리와 박총재는 조만간 회동할 방침이어서 조율여부가 주목된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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