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해녀는 우리나라에서만 특별한 삶의 방식일 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드물게 보는 생활 문화다. 제주대 교수를 지냈고 지금은 민요학회장으로 있는 김영돈(66)씨가 최근 「한국의 해녀」(민속원 발행)를 펴냈다. 제주 해녀 관련서 가운데 해녀의 면모를 가장 총체적으로 살핀 책이다.조선 세종 때 뭍에서 제주의 지방 수령으로 부임한 기건(奇虔) 목사는 엄동설한에 바다로 뛰어드는 해녀들을 보고 『제주에는 왜 이리 미친 여자들이 흔한고』라고 했다. 해녀들은 쉽지 않은 물질로 가정을 돌보고 자식을 키우는 강인한 기상과 기개를 지녔고, 일제강점기에는 1만 7,000여 명이 참가한 해녀 생존권 투쟁의 불을 지피기도 했다.
민요 연구가 전공인 지은이는 30년 동안 제주도 해안 마을과 우리나라와 일본 곳곳을 누비며 해녀의 물질과 민속, 해녀 공동체 등을 조사했다. 그래서 이 책에는 해녀들의 민속이나 사회 경제적인 모습 뿐 아니라 해녀복과 도구, 해녀기술, 물질의 무대가 된 바다에 대한 설명까지 덧붙여 있다. 해녀 노래, 속담, 어휘 등을 폭넓게 조사했고 일본 해녀와 비교 연구한 대목도 눈여겨 볼만하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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