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오리에게는 아버지가 없었습니다』 선생님이 이렇게 시작하는 동화책을 읽고 나서 한 아이에게 물었다. 『아기 오리에게는 아빠가 있었나요?』 『예, 있었어요』 몇 번을 물어봐도 같은 대답에 선생님이 화를 내자 아이는 울며 말했다. 『선생님…아버지가 없는 아이는… 없어요』레오 버스카글리아의 「아버지라는 이름의 큰 나무」 첫머리에 나오는 이야기다. 그렇다, 아버지가 없는 아이는 없다!
이 책은 지은이가 돌아가신 아버지를 회고하며 쓴 에세이집이다. 그리움이 담긴 잔잔한 글 속에 아버지의 자리가 얼마나 소중한지 역설하고 있다. 「아버지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일을 해서는 안되는지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나침반 같은 존재」라며 아버지의 사랑과 그 힘,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
그의 아버지는 단돈 67센트를 들고 미국으로 건너온 가난한 이탈리아 청년이었다. 못배웠고 평생 가난했지만 성실한 남편, 가정적인 아버지, 다정한 이웃이 되려고 노력했던 사람이었다.
『열 네 살 때, 나는 아버지가 너무나 무식해서 곁에 서 있는 것조차 참을 수 없이 혐오스러웠다. 그러나 스물 한 살이 되었을 때, 아버지가 얼마나 많은 것을 내게 가르쳐 주셨는지 알고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는 『아버지는 너무나 평범해서 때로 연약해보이기까지 했지만 나의 일생을 지배하는 큰 나무가 되었다』며 『나도 아버지처럼 살고 싶다. 아들에게 그렇게 기억되고 싶다』고 말한다.
『아버지가 우리들에게 남긴 것은 돈도 명예도 아니었다. 가장 중요한 유산은 정정당당하게 살아가는 모습이었다… 아들에게 줄 수 있는 유산 중에 이보다 가치있는 것이 무엇이 있다는 말인가』
버스카글리아는 베스트셀러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로 잘 알려진 작가이자 교육학자다. 지난해 7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홍익출판사 발행. 6,500원.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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