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우리 사회의 두드러진 변화 중 하나가 자발적인 시민운동 단체의 대거 출현이다. 소위 NGO로 불리는 비(非)정부 기구의 활동은 인권·환경·경제·여성·소비자운동 등 사회 각분야에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증대하는 발언권 강화로 NGO가 제5의 권력으로 일컬어지기까지 한다.NGO운동의 유행은 20세기 후반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우리나라는 80년대까지 독재적 통치에 가로막혀 NGO의 성장발육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없었다. 미래학자들은 21세기에는 NGO의 역할이 전 지구적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오늘 개막될 서울 NGO세계대회는 우리 사회에는 물론, 국제적으로 뜻 깊은 행사다. 국제 NGO 활동을 지원하고 있는 유엔이 경제사회이사회와 유엔공보처의 NGO관련 부서를 통해 이번 대회를 공동개최하고 지원하는 것은 국제사회 NGO역할의 중요성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런 규모의 대회를 민간차원에서 유치·개최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행사 조직관계자들의 노력은 평가할 만하다.
서울 NGO 대회를 통해 한국 NGO의 위상이 강화되고 국제적 연계활동의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번 대회에서 토론될 주요테마가 평화와 안보, 교육의 재평가, 인권, 남녀평등, 보건, 환경, 윤리, 사회개발, 노인문제, 청소년과 아동 문제 등 21세기 지구촌이 당면할 이슈들을 망라하고 있는 것은 앞으로 NGO의 진로를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
덧붙여 우리는 이 기회가 한국 NGO활동의 반성과 도약의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NGO는 비영리적이고 자발적인 시민운동 단체로서, 권력을 바탕으로 한 정부와 영리를 우선하는 기업활동만으로는 부족한 사회적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한다. 또 정부활동과 정책 및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감시하고 시민의 입장을 중개하는 중요한 기능을 맡고 있다.
그동안 시민단체들이 무절제하고 자만스런 활동으로 오히려 시민의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얼마 전 녹색연합의 장원사무총장이 환경운동에 대한 「10가지 고백」을 통해 『시민은 깨어있는데 시민단체들이 홀로 잘난것 처럼 폼잡았다』고 반성한 것은 NGO활동가들이 깊이 새겨야 할 대목이다.
NGO활동이 도덕성과 합리성으로 무장하여 사회의 소금역할을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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