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비정부기구(NGO)의 시대』1863년 스위스의 국제적십자운동을 기원으로 등장한 NGO(Non-Government Organization)는 20세기 후반 들어 급속도로 세력을 확산해왔다. 현재 전세계에서 활동 중인 NGO수는 1만5,000여개. 회원수는 3,000만명을 웃돌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제5의 권부」로 불리는 NGO가 21세기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우선 소수참여에 국한된 시민운동이 대다수 참여로 확산, 여론을 주도하고 정부의 정책방향을 바꾸게 될 것이다. 나아가 「시민운동가 출신 대통령」을 기대할 수 있을 만큼 영향력이 막강해질 것이다. 사람들이 국가보다 시민운동단체에 더 많은 지지를 보내 정부의 힘은 상대적으로 약화할 것이다. 환경, 경제정의, 여성, 인권, 노인, 평화 등으로 구분돼 있던 운동분야는 「토지세 NGO」 「다이옥신 NGO」 「안락사 NGO」같은 형태로 세분화할 것이다.
전지구화(Globalization)도 거역할 수 없는 패러다임. 관심분야가 일치하는 각국의 NGO가 이합집산을 거듭, 국제적 연대를 강화할 것이다. 경우에 따라 국제연합을 능가하는 초국가적 거대 NGO도 상상할 수 있다.
하지만 21세기 NGO 운동의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이 시민운동의 밝은 미래에 마침표를 찍어주지 못하는 이유는 난립과 거품현상 때문이다. 참여연대 김민영(金旻盈)사무국장은 『같은 분야에 너무 많은 단체가 존재해 「역효율」을 초래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며 『각 NGO의 영역이 서로 충돌하고, 자기 단체의 이익만을 고집해 이익집단으로 전락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21세기의 NGO가 건전한 시민사회의 버팀목이 되기 위해서는 조직 이기주의를 극복하고 국가·시장(市場)·시민사회가 「3정(鼎)의 균형」을 갖추면서 적절한 긴장 속에 발전적인 합의과정을 도출해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김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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