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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노동계, 고교생 시위로 연일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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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노동계, 고교생 시위로 연일 몸살

입력
1999.10.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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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가 연일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쪽에서는 실업난 해소를 위해 프랑스 정부가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주 35시간 노동제」에 기업주와 노동자들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며 길거리로 나섰다. 다른 한편에서는 교육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고교생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다.주 35시간 노동제는 현재 주당 노동시간이 39시간인 노동자의 근로시간을 4시간 줄여 놀고 있는 실업자에게 일자리를 나눠주자는 발상. 5일부터 하원심의에 들어간 이 법안이 가결되면 종업원 20인 이상의 기업은 내년 1월부터, 20인 미만의 기업은 2002년부터 주당 35시간이 법정근로시간으로 적용된다.

사상 최악의 실업률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조스팽 내각으로서는 이 제도가 실업난 해소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회심의 해법인 셈이다. 그러나 경영난과 급여감소를 우려하는 기업주와 노동자 양측 모두에게는 악법일 수 밖에 없다. 프랑스의 기업체 대표와 고위 간부 2만5,000명이 4일 이례적으로 파리에 집결해 주 35시간 노동제 강행을 비난하는 대규모 가두시위를 연 것도 이때문이다. 프랑스 상공회의소 주최로 모인 기업주들은 『경영의 효율성이나 외국기업과의 경쟁력을 도외시하고 일자리 창출에만 초점을 맞춘 이 법안은 사회주의적 발상에 근거한 악법』이라며 『이 법이 시행되면 프랑스 기업은 다시 한번 경영위기에 몰리게 된다』고 주장했다.

위기감을 느끼는 것은 노동자도 마찬가지. 근로시간의 단축으로 임금이 줄어들게 된 노동자들은 「노사 한마음」으로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프랑스 주요 노조연합 중 하나인 노조총동맹(CGT) 소속 노조원 7,000여명은 4일부터 프랑스 30여개 도시에서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주 35시간 노동제 반대파업에 들어갔다. CGT 소속 인쇄창 노동자도 파업에 참가하는 바람에 4일에는 르몽드를 비롯한 프랑스 주요 일간지가 발행되지못했다.

그런가 하면 7일부터는 파리를 비롯한 전국 70여개 도시에 고교생 10만여명이 거리고 뛰쳐나와 과격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현정부가 1년전에 약속한 교사충원, 과밀학급 해소, 시설개선등의 구체적 실현을 요구하면서 장기적인 시위에 들어갔다. 파리에서는 일부 학생들이 상점의 유리창을 깨고 차량, 공중전화 박스를 파손하는등 폭력시위의 양상까지 보였다.

파리=이창민특파원

cm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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