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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환절기 고혈압 관리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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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환절기 고혈압 관리요령

입력
1999.10.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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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교차가 커지는 환절기가 되면 협심증, 심근경색증, 뇌출혈 등 순환기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부쩍 늘어난다. 상당수는 고혈압이 소리없이 진행되다가 합병증을 일으킨 경우. 고혈압을 「침묵의 살인자」라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혈압은 국내 사망원인 2위를 차지하는 순환기질환의 주요 원인이다. 우리나라 성인의 20%인 500만명이 고혈압환자인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연구성과를 중심으로 고혈압의 올바른 관리요령을 알아본다.■고혈압의 치료 목표가 변했다

일반적으로 이상적인 혈압 수치(㎜Hg)는 120/80이다. 140/90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분류되며 치료가 필요하다.

고혈압의 치료목표는 그동안 140/90 이하로 간주돼 왔다. 그러나 98년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고혈압학회는 고혈압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결과 혈압을 140/85로 낮춘 그룹에서 고혈압으로 인한 질병 예방효과가 가장 크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올 2월에는 다시 당뇨병환자와 중년층은 130/85 이하, 65세 이상 노인은 140/90 이하까지 낮추는 게 바람직하다는 권고안을 마련했다.

■혈압약은 내성(耐性)과 부작용을 고려하라

고혈압환자는 평생 매일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하지만 약을 장기간 먹다 보면 내성이 생겨 혈압을 일정하게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미국에선 4명의 고혈압환자 중 3명이 목표 혈압까지 낮추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혈압강하제를 복용중인 환자의 80% 이상에서 이상 반응이 나타나 치료를 중단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최근엔 약물의 내성과 부작용을 크게 개선시킨 약들이 개발되고 있다.

최근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린 「고혈압치료제 심포지엄」에선 혈압 강하의 효과를 최대화하면서 부작용은 최소화하는 약물의 병용요법이 제시돼 관심을 끌었다. 이탈리아 밀란대 알베르토 잔체티교수는 『기존 이뇨제 계통의 혈압약과 최근 WHO가 고혈압의 1차 치료제로 인정한 로살탄을 병행 투여하면 효과적으로 혈압이 떨어질 뿐아니라 심장병 발생률도 크게 줄어든다』고 밝혔다.

로살탄은 국내서도 「코자」라는 상품명으로 소개된 약물로, 단독 투여해도 부작용이 거의 없고 혈압 강하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싱가포르의 심장병전문의 피터 얀 박사는 『고혈압환자를 대상으로 16주간 임상시험한 결과 이상 반응 때문에 중간에 약물을 바꾼 비율이 일반약물은 23%인 반면 코자는 9%에 불과했다』며 『혈압 강하와 함께 심장, 혈관, 신장 등 장기의 손상을 방지하는 이점도 있다』고 소개했다.

■흡연은 고혈압 발생을 16배 증가시킨다

담배를 피우면 즉시 혈압과 맥박이 상승한다. 흡연에 따른 반복적인 혈압과 맥박의 상승은 체내 지방질 대사에 나쁜 영향을 미쳐 동맥경화증의 발생률을 높인다. 혈액을 끈끈하게 변화시켜 혈관을 막히게 하거나 수축시켜 뇌나 심장으로 가는 혈액량을 감소시키기도 한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남식교수는 『고혈압과 흡연은 그 자체만으로도 성인병을 유발하는 위험인자』라며 『고혈압환자가 담배를 피우면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이 발생할 위험이 일반인에 비해 16배 이상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고혈압 예방에는 정기적인 혈압측정이 최선

신체검사 때 재는 혈압만으로는 정확한 고혈압 진단이 어렵다. 낮과 밤, 계절에 따라 혈압이 변동하기 때문. 병원에서 재면 혈압이 높고 가정에선 정상을 보이는 백의성(白衣性) 고혈압도 흔하다. 고혈압으로 진단된 환자의 27%가 백의성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따라서 정확한 혈압을 측정하려면 수시로 혈압을 점검하는 게 바람직하다. 가정용 혈압계나 병원에서 대여하는 24시간 휴대형 자동혈압측정기를 이용하면 좋다. 휴대용 측정기는 팔에 차고 다니면서 24~48시간 동안 15~30분 간격으로 혈압을 자동측정, 기록하는 장치이다. 세브란스병원 정교수는 『고혈압의 가장 좋은 예방법은 정기적인 혈압 측정』이라며 『가정용 전자혈압계를 이용하면 간단하고 편리하게 혈압을 측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혈압 예방법

1.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2.충분한 수면을 취한다

3.살이 찌지 않게 주의한다

4.지나친 염분 섭취를 피한다

5.신선한 채소나 해조류를 많이 먹는다

6.담배를 끊는다

7.과음하지 않는다

8.변비에 걸리지 않게 조심한다

9.뜨거운 목욕탕에 들어가지 않는다

10.추위와 냉기를 피한다

11.적당한 운동을 한다

12.급하게 계단을 오르지 않는다

13.초조해 하지 않는다

14.혈압을 정기 측정한다

■고혈압 환자의 식생활

고혈압환자는 동물성 지방이나 설탕의 섭취를 줄이고 소금은 하루 5g 이하로 제한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저염식(低鹽食)에 대해선 다소 논란이 있다. 미국고혈압학회가 지난 해초 저염식이 오히려 사망률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기 때문. 국내 학계에선 짜게 먹는 것은 피해야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싱거운 음식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중간적 입장이 많다.

지방은 직접 혈압을 높이지는 않지만 고혈압으로 인한 동맥경화증을 악화시킬 수 있어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알코올과 카페인도 혈압을 높이는 위험인자이다. 반면 비타민C와 마그네슘이 풍부한 오렌지주스, 아몬드, 호박씨 등은 혈압을 낮춰준다. 마늘도 도움이 된다. 최근 미국에선 고혈압환자 415명에게 3개월간 말린 마늘가루 600~900㎎을 먹인 결과 혈압이 평균 11포인트 떨어졌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에는 칼슘, 요오드 등 무기질이 풍부해 고혈압의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식품학자인 유태종박사는 『미역에는 라미나린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어 혈압을 떨어뜨리는 작용을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내과 오병희교수는 최근 서울에서 열린 「한·일 고려인삼 학술대회」에서 고혈압환자 37명에게 3개월간 홍삼을 4.5g씩 복용시킨 결과 수축기 및 이완기혈압(㎜Hg)이 145.3 14.1, 89.4 6.8에서 139.8 18.9, 85.0 6.9로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오교수는 『홍삼이 고혈압에 의해 저하된 혈관내피세포의 기능을 호전시키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홍삼이 동맥경화증 발생을 줄이거나 예방하는데 이용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고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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