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金宇中)회장의 전격 사퇴로 재계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대우 워크아웃 발표후에도 「꿋꿋이」역할을 수행해온 김회장이 사퇴하자 재계에서는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사퇴배경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정부에 강력한 수출드라이브 정책을 주문하는 등 「힘있는 재계 수장」의 모습을 보여왔던 김회장의 퇴진론이 대두된 것은 대우의 7·19 유동성개선대책 발표후부터. 재계와 정치권, 학계 일각에서는 『대우 경영이 실패한 것으로 드러난 상황에서 김회장이 재계 리더의 역할을 계속 수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정부와 채권단이 8월 26일 대우의 주력계열사 워크아웃에 들어가고 대우쇼크로 금융위기가 심화하면서 김회장에 대한 퇴진압력은 점차 거세졌다. 일부 정치권 인사들은 청와대에 김회장 퇴진을 주문하기도 했다.
김회장의 측근들은 이날 사퇴소식을 전해듣고 『김회장은 오래 전부터 회장직을 사퇴할 적절한 시점을 찾고 있었다』고 전했다. 김회장은 사퇴후 발표한 성명에서 『대우에 대한 워크아웃이 시행된 때부터 회장직을 그만둘 생각이었으나 한·일 재계회의 등 중요한 대외행사를 앞두고 있어 사퇴를 미뤄왔다』고 밝혀 측근들의 견해를 뒷받침했다.
■차기 회장 누가되나
김회장이 사퇴함에 따라 재계에서는 차기 회장이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전경련은 14일 월례 회장단 회의에서 차기회장 선출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지만 『사망 이외에 회장이 중도하차한 것이 처음이어서 차기회장 문제를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재계에서는 정몽구(鄭夢九)현대 회장, 이건희(李健熙)삼성 회장, 구본무(具本茂)LG 회장등 4대그룹 오너가 차기 회장으로 1순위에 거명되고 있으나 대부분 현 정부와 팽팽한 대립관계에 있는 전경련 회장직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길승(孫吉丞)SK 회장, 유상부(劉常夫)포철 회장 등 전문경영인 출신이 회장이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손부회장이 회장에 오를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나웅배(羅雄培)전총리 등 전직 총리·경제부총리 출신의 인사가 회장직에 오를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박정규기자
j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