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73) 전 영국총리가 6일 영국 북부의 해안도시 블랙풀에서 열리고 있는 보수당 전당대회에 나타났다. 총리직에서 물러난지 어느새 9년. 다음주로 74회 생일을 앞둔 그는 노안의 약골로 보였지만 목소리는 예의 당당함을 잃지않았다.기립박수를 받으며 등단한 그는 『우리 당은 유럽 최고의 나라, 영국의 위대한 미래를 건설해야 한다』고 당원의 환호에 화답했다. 그러나 헤이그 당수 등 지도부와 나란히 연단에 앉아있다가 시작한 연설에서 칠레의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의 석방을 촉구, 전당대회장을 놀라게 했다. 대처는 『포클랜드 전쟁때 그가 없었더라면 훨씬 많은 생명을 잃었을 것』이라며 『우리는 그에게 큰 빚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마치 경찰국가처럼 피노체트 사건을 다루고 있다』고 비난하고 『피노체트를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내 생애중 모든 문제는 유럽 본토에서 발생했다. 그러나 모든 해결책은 전세계 영어권 국가에서 나왔다』는 그의 평소 지론처럼 유럽 대륙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감추지않고 급속한 유럽통합을 비난했다.
대처여사는 또 연설이 끝난뒤 한 극장에서 열린 피노체트 석방 촉구시위에 참가, 다른 정당 등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보수당내의 일부 간부도 『영국이 반(反) 유럽적 편견에 사로잡힌 것으로 비춰질지 모른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유럽통합에 관한 당내 갈등을 증폭시킬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그러나 그는 헤이그 당수 지지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희경기자
hkj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