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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날] 대학로, 인사동, 홍대앞, 신당동서 다채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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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날] 대학로, 인사동, 홍대앞, 신당동서 다채행사

입력
1999.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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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은 문화의 날. 정부는 72년부터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문화예술법진흥법을 제정하고 해마다 이날을 기념해 행사를 마련해왔다. 그러나 그것은 판박이 정부 행사였지 국민의 행사는 아니었다.올 처음으로 행사의 틀이 바뀐다. 문예진흥원 차범석 원장의 주도로 그간 거리가 멀었던 예총과 민예총, 두 단체가 손을 잡고 행사를 마련했다. 지난 8월15일 광복절 청소년 문화축제 행사를 마련했던 젊은 문화에술기획인들이 실무를 맡은 행사. 물론 8.15 행사에 대해선 칭찬의 말도, 간혹 부정적 의견도 있었지만 관주도 행사가 틀을 바꾼다는 측면에서 기대가 되는 행사이다.

행사 「1999 문화의 달 파티_돌아보며 내다보며」는 17~20일 나흘간 마련된다. 대학로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메인 파티는 20일 저녁 6시부터 3시간 동안 60년대부터 10년 단위로 우리 문화의 표정을 영상과 공연, 토크 등 다양한 형태로 꾸며 선보인다. 품바들이 곳곳을 누비고 다니며 흥을 돋우고 한쪽에서는 우리 문화의 발자취를 더듬고, 다른 한편에서는 테크노 DJ들의 레이브(Rave) 파티가 열린다. 과거와 미래를 함께 기억하고, 조망하는 시간이다.

4가지 테마 파티도 열린다. 서울 중구 신당동 떡볶기 거리에서 열리는 「떡볶기 페스티벌」은 우리의 음식문화를 이벤트로 만들어본 것. 30곳 가게 주방장들과 응모자들이 침을 이뤄 경연대회를 펼치는 「떡 신(神)선발대회」, 젊은 퍼포먼스 에술가들이 호객꾼으로 나서는 행위에술, 떡볶기 DJ경연대회 등 이제 가족단위 고객들의 친근한 장소가 된 이곳에 문화의 향기를 불어넣는 기획이다.

마포구 홍대앞은 춤판이다. 「다함께 차차차」 파티는 17~19일 오후 7시부터 2시간씩 전문강사들이 나와 왈츠, 탱고, 폭스트롯 등을 강연하고, 20일 오후 7시에는 테크노 춤판이 벌어진다. 이것이 끝나면 지역주민, 행인들이 모두 참여하는 춤잔치판이 벌어진다.

전시나 설치미술이 좋다면 종로구 인사동 「미스터 김을 위하여」를 둘러보자. 19일 오후 1시부터 보름동안 내내 열리는 이 파티는 특히 30, 40대 직장인을 위한 장소이다. 젊은 설치작가들이 마련한 「아트 포장마차」에 와서 술한잔 하면서 그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화가 임옥상씨는 「우리시대의 표정 그리기」란 주제로 각자기 사람들이 그린 인물화와 자신의 작품을 합쳐 거대한 인물화를 한편 만들어볼 생각이다. 샐러리맨을 주제로 한 만화를 모은 「샐러리맨, 그 삶의 해학」전도 마련된다.

연극의 거리 대학로에서는 20일 오후 1~6시 마임이나 마당극이 마련된다. 「유랑극단」이란 제목의 행사는 충청 호남 영남을 대표하는 마당극 전문 극단들이 모여 지역 감정을 추스르고, 유랑극단형 이동무대에서는 마임이 공연된다. 이곳에는 파라솔을 비치해 가족들이 도시락을 들고 나와 하루 종일 놀이를 즐길 수 있게 배려할 생각이다.

공동위원장인 김기수(예총 사무총장), 이기택(민예총 남북문화교류위원장)씨의 생각은 이번 행사를 가족 단위 관객이 자연스럽게 참가할 수 있는 분위기로 이끌어 가자는 것이다. 청소년문화축전 때에도 아이들 손을 잡고 온 30, 40대 가족관객이 많았다는 것이 홍보를 맡은 김종휘씨의 설명이다. 삽상한 가을날, 제법 볼만한 행사가 될 것 같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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