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을 확률이 10%에도 못미친다는 벤처기업. 「대박」을 기대하며 어렵사리 창업자금을 마련해 벤처 전선에 뛰어들지만 아이디어를 상품으로 전환시킬 운영자금이 없어 애를 태우는 벤처기업가들이 여전히 많다.하지만 가능성만 있으면 성공은 보장된다. 남아도는 유동자금 「처치」에 전전긍긍하는 은행권이 「벤처투자」에 앞을 다퉈 나서고 있는 것. 은행으로서는 단 10%만 성공해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해당 기업은 은행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으며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코스닥에 상장된 벤처기업들의 실적향상으로 투자가치가 높아지면서 산업·국민·신한은행 등이 벤처투자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벤처투자의 선두주자인 산업은행은 지난해부터 5,000억원 규모의 중소·벤처 전용펀드를 조성, 지금까지 27개사에 251억원 상당을 지분참여 형식으로 대출해줬다. 현재 이들 업체중 광전송장비업체 ㈜오피콤, 암호화소프트웨어 제조업체 ㈜장미디어인터랙티브, 인터넷교육업체 ㈜코네스 등 6개 벤처기업이 코스닥 등록을 앞두고 있는 상태. 산업은행의 공모예상가가 적중한다면 이들 6개업체에서 올릴 수 있는 평가익만 투자원금(75억원)의 210% 가량인 157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게다가 9억원을 투자한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 등 4~5개 업체가 내년 코스닥 등록을 준비하고 있어 더욱 짭짤한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업은행도 현재 정보통신 관련 벤처기업 4곳에 투자를 해놓고 있는 상태. 이중 각각 6억원과 7억원을 투자한 맥시스템과 INT텔레콤이 11월께 코스닥시장에 등록될 예정이어서 높은 평가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이와함께 벤처기업 투자를 본격화하기 위해 심사기법 등을 체계화하는 벤처기업 투자 프로그램을 연말까지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시중은행들도 최근들어 벤처기업 투자에 적극적이다.
국민은행은 최근 1,000억원 규모의 벤처투자 전용펀드를 조성하고 21세기 유망업종과 첨단기술력을 갖춘 신설업체 등을 대상으로 투자에 나설 계획. 이미 반도체장비업체 S사 등 4개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이달중 50억원 가량을 투자키로 하는 등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각각 10억원 가량을 투자한 벤처기업 광전자반도체와 사이버텍홀딩스 2개사를 조만간 코스닥에 등록시킬 예정이다.
이밖에 한빛은행이 한국신용정보와 벤처기업 발굴과 금융지원을 위해 상호협력하는 내용의 전략적 제휴를 맺은데 이어 조흥은행도 한국종합기술금융(KTB)과 업무제휴를 통해 벤처기업 투자에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산업은행 벤처투자팀 강성삼(姜聲三)팀장은 『예대마진이 점차 낮아지고 코스닥시장이 어느 정도 활성화하면서 은행권이 벤처투자쪽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같다』며 『하지만 창투사나 벤처캐피털 등으로 인해 기대치가 높아진 벤처투자의 리스크가 높은 만큼 체계적인 투자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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