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검찰이 5일(현지시간) 뉴욕은행 계좌를 통해 거액의 자금을 불법거래한 혐의로 전 뉴욕은행 부행장등 3명과 3개 기업을 기소함으로써 러시아 돈세탁 사건의 전모가 차츰 확실한 윤곽을 드러나고 있다. 러시아 돈세탁 사건의 관련자및 기업이 기소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며 그 규모 또한 미국내 돈세탁 수사사상 최대인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은 러시아 자금의 돈세탁에 개입한 혐의로 루시 에드워즈 전 뉴욕은행 동유럽담당 부행장과 피터 벌린, 알렉세이 볼코프 등 3명과 베넥스 인터내셔널, 벡스 인터내셔널, 토르피넥스사(社) 등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에드워즈 부행장등은 96년부터 지난 8월까지 러시아로부터 유입된 7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뉴욕은행의 베넥스및 벡스사 계좌를 통해 불법 거래해왔다. 이중 벌린은 러시아 마피아 조직의 위장회사로 알려진 베넥스및 벡스사의 사장이며 또 에드워즈 전 부행장의 남편이기도 하다.
메리 조 화이트 검사는 『은행계좌에 들어온 자금의 출처에 의문점이 많아 앞으로도 광범위하고 강도높은 수사가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루이스 쉴리로 연방수사국(FBI) 뉴욕담당 부국장도 『FBI가 현재 자금의 출처와 뉴욕은행을 통한 거래 경로를 밝히는데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러시아 마피아의 「검은 돈」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거액의 자금이 속속 드러나면서 러시아에 대한 국제통화기금(IMF) 차관이나 미국의 지원금까지 돈세탁에 관련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보리스 옐친 대통령과 딸들, 사위, 그리고 고위보좌관 등 이른바 「옐친 패밀리」들이 뇌물을 받고 돈세탁에 개입한 사실들이 일부 드러나면서 의혹이 더욱 증폭됐다.
이와 관련, 새롭게 떠오른 인물이 옐친의 둘째딸이자 대통령 행정실 부실장인 타티야나 디야첸코(38)의 남편인 레오니드 디야첸코. 토머스 레니이 뉴욕은행 총재는 돈세탁 관련 청문회에서 『레오니드 디야첸코가 카이마노프 군도에 있는 뉴욕은행 지점의 2개 계좌에 200만달러 이상을 예치해놓고 있다』고 확인했고 이 돈은 적어도 관세법 또는 소득세법을 위반한 돈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홍윤오기자 yo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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