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명예총재인 김종필(金鍾泌)총리와 박태준(朴泰俊)총재가 각각 합당뿐 아니라 제3의 길도 모색하고 있다. 자민련 고수와 합당이 제1·제2의 길이라면 제3의 길은 보수·신진세력과의 연대를 통한 「재창당」 또는 「독자 신당 창당」이다.보수세력과 영남 유권자들의 정서에 다가갈 수 있는 간판으로 내년 총선에 나서 야당 표를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여권의 총선 승리라는 공동 목표를 위한 것으로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의 교감을 전제로 한 구상이다.
자민련 고위당직자는 『김총리와 박총재는 자민련 체제 유지 또는 2+알파식의 합당 등 두 가지 방안만을 놓고 고민하는 것이 아니다』며 『보수연합을 통한 재창당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물론 JP와 TJ의 청사진은 어느 정도 차이가 있다.
자민련의 오너인 김총리는 자신이 당에 복귀하는 연말연초쯤 합당 또는 자민련 충청권 중심의 보수연합을 추진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 JP는 중선거구제에 대한 충청권 의원들의 거부 반응을 의식, 소선거구제를 전제로 합당구상을 하고 있다.
총리실 관계자는 『김총리는 합당을 고려하고 있으나 최종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며 『JP는 한나라당 일부 의원과 젊은 보수세력을 영입, 당을 환골탈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총리가 지난 8월 한나라당 이한동(李漢東)의원과 오찬을 함께 한데 이어 최근 김총리 핵심측근이 이의원을 다시 접촉한 것등이 이같은 구상과 무관치 않다.
박총재는 영남권의 반(反)국민회의 정서 때문에 갈수록 합당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중선거구제 우선 도입에 온힘을 쏟고있다. 박총재는 현재의 자민련 체제가 주도하는 보수연합 또는 TK 세력 중심의 보수신당을 추진,「홀로서기」를 하는데 관심이 있다.
박총재 측근은 『TJ가 DJ에 반기를 들고 독자노선을 걷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하지만 일부 TK 출신 인사들이 보수신당을 만들자는 건의를 하고있다』고 말했다. 박총재가 한나라당 이한동의원, 국민회의 이인제(李仁濟)당무위원, 여야의 영남권 의원 등을 만나 외연을 넓혀온 것등은 여러 가능성에 대비한 포석이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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