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인터넷과 게임방이 불법영상물의 온상이 되고 있다.두루넷, 하나로통신 등 고속인터넷이 보급되면서 게임방이나 가정, 직장에 설치된 고속인터넷을 통해 불법동영상을 주고 받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주로 전자우편이나 천리안, 하이텔, 유니텔, 채널아이 등 PC통신의 멀티미디어 관련동호회 자료실을 통해 퍼져나가는 불법동영상은 국내 개봉하지 않은 영화, 저작권이 애매모호한 최신 화제작이나 일본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 등이다.
예전에는 불법복제한 비디오테이프나 CD롬을 통해 유통했으나 인터넷의 전송속도와 용량이 커지면서 고속인터넷이 새로운 전파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초당 10MB의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고속인터넷을 이용하면 2시간 분량의 영화도 채 1시간이 안걸려 전송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국내에서 개봉을 기다리는 스탠리 큐브릭감독의 화제작인 「아이즈 와이드 샷」, 일본문화수입금지에 묶여 상영은 하지 못하고 있으나 국내기업이 판권을 소유한 미야자끼 하야오감독의 애니메이션 「원령공주」, 「링2」 등이 이미 유통되고 있다. 이 가운데는 한글자막까지 들어 있어 상영을 기다리는 원작과 비디오 유통을 앞둔 진품들을 무색케 하고 있다.
또 판매용 비디오로 나온 조성모, 유승준 등 인기가수의 공연실황과 음악전문 케이블TV가 저작권을 보유한 뮤직비디오물도 무단 전송되고 있다.
특히 올해초 국내상영을 기다리던 「스타워즈 에피소드Ⅰ」의 경우 홍콩의 불법복제조직으로만 알려진 「X」라는 단체가 무단 복사한 전편을 인터넷에 올려 흥행에 타격을 입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불법유통되는 영상물이 각 온라인 서비스업체마다 수백편에 이른다. 전송조회수도 인기작품의 경우 1,000회가 넘어간다.
최근에는 이같은 불법유통으로 입는 피해가 커지자 일신창업투자금융 등 관련영상업체들이 온라인서비스업체에 항의를 해 해당 동호회자료실이 폐쇄되고 운영자의 이용자번호(ID)가 회수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온라인서비스업체들은 『국내기업에 판권이 없는 영상물의 경우 보호할 수 있는 법규나 판례가 없는 실정』이라며 『명확한 규정이 없어 대책마련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저작권협회는 온라인에서 유통중인 미개봉영화나 판권이 외국에 있는 작품보호를 위한 대책을 마련중이다.
/최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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